국내기업들은 지난 2.4분기중 당장 쓰지도 않을 돈을 많이 빌렸다.
그돈은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자산에 놀렸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4분기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신경제1백일계
획이 시동 걸린 2.4분기중 기업들은 앞으로 경기가 어느정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회사채발행이나 은행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을 확대했다.
이로인해 2.4분기중 기업들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은 14조5천억원에 달했
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4조원 많은 규모다.
물론 기업들이 써야할 돈을 자체자금으로 충족시키지 못한 차이인 부족자
금 역시 많았다. 2.4분기중 기업의 부족자금은 8조5천8백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조1천억원 늘었다. 부족자금이 많아진 것은 전반적인 투자부진속에
건설투자가 다소 늘고 저축이 시원치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부족자금도 많아졌고 부분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외부자금
조달을 늘린 기업들은 이돈을 설비투자등에 쓰지는 않았다.
빌려놓은 돈을 쓸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자산
에 투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기업들은 기업금전신탁이나 기업자유
예금등에 눈을 돌렸다.
2.4분기중 기업들이 유가증권등을 뺀 금융기관예금에 운용한 돈은 2조9천2
백55억원으로 작년같은기간에 비해 4천억 정도 늘었다. 이중 신탁에 전년동
기보다 4천4백억원 많은 1조3천2백64억원을 투자했다.
임용호 한은조사2부장은 "기업이 이미 빌린 돈은 언제 쓸지 모르기 때문에
수신인출이 가능한 단기자산에 운용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수익이 높은 상품위주로 놀려 "기업들이 그리 급하지 않은데도 금융기관돈
을 빌려 재테크에 치중했다"는 비난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