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토탈미술관(388-3994)에서 열리고 있다.
최씨는 서울대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칼스루헤국립미술학교
에서 수학했다. 82년 이후 세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92년 제2회 토탈미술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회는 네번째 개인전이자 토탈미술대상 수상
기념전이다.
출품작은 주철 소재의 "먼곳으로부터 오는 소리"연작 4점과 석고작품인
"길"시리즈 3점,"천천히"를 비롯한 파스텔작품 6점등 13점.
일견 단순하기 그지없는 형태를 통해 태고의 소리내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길이 지니는 아스라함과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길이 3 지름 30 짜리 원통형 모양으로 된 "먼곳으로부터 오는 소리"는
말의 홍수시대에 침묵이 지니는 무게 혹은 언어가 생기기 이전의 외침이
내포하는 무수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똑같은 양의 흙뭉치를 적게 또는 많이 굴림으로써 조금씩 각기 다른
모습이 되게 만든 덩어리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한 "길"은 태초에
있었을법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연상시키는가 하면 누구의 앞에나
놓여있는 알 수 없는 미래를 보는 듯한 기대와 두려움을 갖게도 한다.
평론가 정영목씨(서울대교수)는 "최인수의 작품은 흔히 연극적 성격을
지니는 여타 미니멀조각과 달리 원시적 성격을 강하게 내뿜는다. 그의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공간의 연장 또는 공간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사유경험을 갖게 한다"고 평했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