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업계의 대부 정덕진씨(53.수감중) 형제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조
건으로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당 국회의원 박철언피고인
(52)에 대한 1심 5차공판이 14일 서울형사지법 김희태판사심리로 열렸다.

이날공판에서 전 하얏트호텔 사장 이희춘씨(66)는 "박의원과는 박의원
이 서울지검 공안부검사로 있었던 15년전부터 친하게 지냈다"며 "공개된
법정에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여자들을 박의원이 자주 어울리던 기업인
들과의 술자리에 여러차례 소개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정덕일씨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게돼 어려운 처지라는 얘기를
듣고 내가 자진해서 박의원에게 청탁해 주겠다고 했으나 정씨가 거절했다"
고 말했다.

또 서울 그린그래스호텔사장 오진용씨(본명 오석홍 정덕진씨의 동업자)
는 "정씨가 세무조사를 받던 90년 10월초순경 정씨로부터 3억원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바로 다음날 집에 있는 장롱속의 비밀 서랍에
보관해 두었던 업소 수입금 중 헌 수표로 3억원을 정씨가 경영하던 희전
관광호텔 영업상무 이부영씨에게 갖다주었다"고 말했다.

이날 5차공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정덕일씨가 박의원에게 돈을 건네준
현장을 목격한 증인들이 아니고 사건당시 정황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인들이기 때문인지 지난 차례의 공판에 비해 다소 열기가 떨어진 느낌.

특히 이날 공판에서 검찰측은 전 하얏트호텔 사장 이희춘씨를 상대로 박
의원에 대한 사생활 부분을 집중거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검찰측은 "이름
을 밝힐 수 없는 여자들을 술자리에 합석시킨 적이 있는가"라는 선에서 신
문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