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이 29일 열리는 정례중앙이사회에서 금리를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은 프랑스 프랑화가 약세를 지속,유럽통화체제(EMS)에
위기를 가져다주고있어 독일이 금리인하를 통해 프랑화의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줄리어스 바에르은행의 금융분석가인 게하르트 그레베씨는 "분데스방크가
줄곧 EMS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정책결정을 해왔다"고 지적하고 이번
이사회에서도 금리인하를 통해 이를 입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스트 LB은행의 어긴 러스트씨는 독일 국내경제상황으로 볼때 금리인하는
여의치 않지만 EMS위기가 독일경제에 끼칠 부정적영향을 고려,분데스방크가
결국 금리인하쪽으로 기울 것으로 분석했다.

분데스방크의 금리인하폭은 주요금리인 재할인율과 롬바르트금리
(유가증권을 담보로한 시중은행에 대한 중앙은행의 단기대출금리) 모두
0.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분데스방크는 지난 1일 재할인율을 7.25%에서 6.75%로 0.5%포인트,
롬바르트금리를 8.5%에서 8.25%로 0.25%포인트 각각 내리는등 올들어 4번째
의 금리인하조치를 단행했었다.

금융 전문가들이 이같이 독일의 추가 금리인하 쪽으로 입을 모으는 것은
독일이 최악의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프랑스의 ERM(유럽환율조정체계)탈퇴
를 미연에 막을 것이라는 분석에 바탕을 두고있다.

프랑스 프랑화는 최근 프랑스와 독일통화당국의 방어노력에도 불구,약세를
지속해 ERM이 정한 하한선인 마르크당 3.4305프랑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따라 독일 마르크화와 함께 유럽의 핵심통화역할을 해온 프랑화가
영국파운드화 이탈리아 리라화에 이어 ERM에서 탈퇴할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있다.

프랑화마저 ERM을 떠난다면 유럽통화 통합의 장래는 극히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유럽통화 통합을 주도해온 독일로서는 결코 바라지 않는
일이다.

뿐만아니라 프랑화가 없는 ERM에서는 마르크화값이 더욱 올라가게 마련
이어서 수출등 독일경제에 타격을 입히게 된다.

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이유외에도 프랑스경제가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
경제기본여건은 양호하다는 독일의 시각도 금리인하를 용이하게 만들것
으로 보고있다. 독일이 자국 금리인하를 통해 프랑화에 대한 상승기회를
준다면 이를 탄력삼아 프랑화가 쉽사리 안정상승기조를 회복할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열린 영불정상회담에서 두나라 정상이 EMS가 존속돼야한다고 강조한
것도 독일의 금리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안정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힌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EMS문제와 관련,자주 이견을 보여온 두나라가 이같이 한목소리를 낸것은
독일이 이에 부응하는 행위를 보여줄것을 암시하고 있는것이기도하다.

한편 프랑화는 이날 독일금리인하기대가 고조되면서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직전거래일인 23일보다 0.0030마르크 오른 3.4150마르크에 거래됐다.

<채명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