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김형철특파원]동경시내 오피스 빌딩가의 한낮풍경은 색다르다.
점심시간만되면 도시락판매점앞에는 샐러리맨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날씨가 좋은 날엔 공원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는 사람들을 흔히
볼수있다.

거품경기가 사라지고 난후 도시락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성향변화를 간파한 유통업체들은 앞다투어 새로운 메뉴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마디로 유통업계에 도시락판매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식품업체들도 여기에 가담하고 있지만 특히 편의점들이 앞장서고
있다.

이에따라 도시락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내용과 맛도 좋아졌을뿐아니라 값도
싸지고 있다. 요즘에는 각종 주먹밥도 선을 보이고 있다.

도시락전쟁에 불을 당긴 장본인은 일본의 거대유통업체인 세븐일레븐
저팬. 이 회사는 지난해 전국 5천1백개점포망을 통해 총7억3천만식의
도시락(주먹밥 포함)을 판매했다. 세븐일레븐은 저가전략과 함께
도시락업체들과 협동조합을 결성,공동구입및 공동배송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원가가 절감되기때문이다. 이는 하나의 유도시락 통혁명이기도
하다.

로손 선체인들을 산하에 두고 있는 다이에CVS도 세븐일레븐 못지않다.

4천5백여개의 점포망을 통해 도시락과 주먹밥을 팔고 있는것이다. 종래
1백10~1백40엔짜리 주먹밥 이외에도 최근엔 1백엔짜리도 내놓고 있다.

패밀리마트도 최근 3천14개의 점포망을 통해 1백엔짜리 주먹밥을 발매한데
이어 돈가스도시락도 저가로 공급하고있다.

대형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사는 "텔리카 에스"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최근
도시락시장에 뛰어 들었다.

일본의 도시락시장은 이처럼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것.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92영업연도중 도시락류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20%가
늘어난 총 3천8백억엔에 달했다. 총 매출액이 1조1천9백49억엔인 점을
감안할때 30%이상을 도시락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도시락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데 대해 세븐일레븐저팬의 고토
가쓰히로씨는 "여성의 사회진출,만혼풍조에 의한 독신자의 증가,상품의
다양화등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식생활패턴의 변화도 도시락류의 판매를 증가시킨 한 요인. 젊은
가정주부들이 손이 많이 가는 "일식"보다는 간편한 양식만들기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다. 이를 간파한 도시락류 제조업자들이 전통적인 일식을
도시락으로 공급하고 있다. 일본 샐러리맨들이 집에서 잃어버린
전통음식의 맛을 도시락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발동한지도 모른다.

원래 일본의 도시락류제조업체들은 동경 오사카등 대도시 도심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지난 55년 이후에 생긴 중소영세사업자들이 대부분이다.

현재는 일본전국에 약2만2천개회사가 있는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들중에는 최근의 도시락시장 확대조류에 편승,급성장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요코하마의 "토오카쓰푸드"라는 회사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 회사는 연간
매출액이 3백억엔에 육박. 곧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할 계획이다.

일본의 중식산업규모는 약4조3천억엔. 28조엔에 달하는 전체
외식시장보다는 작지만 결코 무시할수 없는 규모이다. 더구나 오는
21세기에는 도시락을 포함한 이 중식시장규모가 10조엔으로 불어날 것으로
일본 농수산성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