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혔던 은행, 보험주가 급락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밸류업 정책 동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9일 오전 10시2분 현재 제주은행은 전일 대비 6.83% 내린 70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5.1%), KB금융(-4.22%), BNK금융지주(-3.59%), 우리금융지주(-3.46%)도 일제히 하락세다.롯데손해보험(-5.2%), 한화손해보험(-3.56%), 삼성생명(-2.92%), 현대해상(-2.7%), DB손해보험(-2.67%) 등 보험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이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등 국가 리스크 요인이 커지면 금리와 환율 등의 매크로 지표 변동성 또한 커지기 때문에 시스템 산업인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이어 "연초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은행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주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밸류업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반 주주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특정 정치적 성향과는 관계없이 모두에게 지지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들은 2027년까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엔 촛불보다 더 화려하게 빛을 내는 응원봉 물결이 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 등 일부 민중가요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줄곧 이어진 노래는 K팝이었다.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촉발된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의 모습이다.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에도 집회의 분위기는 비교적 밝았고, 응원봉을 든 이들은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에스파 '위플래시', 로제 '아파트', 세븐틴 부석순 '파이팅해야지', 지드래곤 '삐딱하게' 등을 떼창하며 질서정연하게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광경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AFP통신은 "집회 참가자들이 K팝을 들으며 즐겁게 뛰고,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집회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 역시 "국회 앞 시위가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고 짚었다.빅뱅, 아이유, 소녀시대, 샤이니, 방탄소년단, 여자친구, 세븐틴, NCT,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등 각종 응원봉이 등장했다. 콘서트 등 무대에 오른 가수를 응원하는 현장에서 팬들이 소지하는 응원봉은 팬덤 문화의 '상징'이다. 누구의 팬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표식과도 같은 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간 이들은 서로 연대하며 성숙한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온라인에는 삼삼오오 머리를 맞댄 응원봉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K팝 팬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유대감을 쌓고 서로 응원하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추위를 견뎠다는 후기가 쏟아졌다.응원봉의 화력은 촛불보다 거셌다. 지난해 K팝 앨범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