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1당지배의 종언""자민당정권에 적신호".

7.18중의원선거결과가 판명되면서 일본의 주요신문들은 이런 논평을 하고
있다. 이는 자민당계대 야당계의 의석숫자가 2백36대 2백75로 나타난
결과로 볼때 당연하다.

집권자민당은 야당계의석보다 39석이 적다.

일본유권자들은 선거를 통해 정치구조개편의 불을 지핀 것이다. 그것은
제1당인 자민당뿐 아니라 제1야당인 사회당체제에 대한 불신이다. 즉 55년
보수합당에 의한 일본정치시스템에 대한 비판이다.

특히 사회당은 종전의석의 절반가까이를 잃는 치명타를 입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신당들은 돌풍을 일으켰다. 무에서 출발한 일본신당은
35명이나 당선됐다. 사키가케도 13명의 의석을 확보했다.
자민당구다케시타파에서 뛰쳐나온 신생당의 경우 55명이 당선,종전보다
19명을 늘리는 저력을 보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권의 세력분포는 일단 3대그룹으로 갈라졌다. 이는
정권창출에 대한 각 세력의 색깔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나는 38년간 일본정치를 끌어온 자민당그룹이다. 또 한 그룹은
자민당정권타도,"비자민 비공산 연립정권"을 겨냥하는 사회당 신생당
공명당 민사당 사민련등 5개정당의 연합전선이다. 세번째 세력은
신진그룹으로 신보수주의를 표방하면서 자민당은 물론 여타야당세와도
거리를 두고있는 일본신당과 신당 사키가케그룹이다.

이 3그룹중 "태풍의 눈"이 되고있는 것은 일본신당을 중심으로한
신진그룹이다.

수치를 대비하면 그 중요성을 실감케 된다. 자민계대
비자민연립5개정당추진파의 의석비는 2백36대 2백8이다. 일본신당및
사키가케신당계의석은 52명이다. 이들 일본 신당그룹이 자민당쪽에
협력하면 자민당연립정권이 될수있다. 이들이 야당쪽에 합세하면
2백60석으로 과반수의석보다 4표가 많아 야당연립정권이 탄생하게 된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일본신당그룹에는 각정당들로부터 각종교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호소카와 신당대표와 다케무라 사키가케대표는
"가까운 시일내에 당선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태도를 밝히겠다"고 뜸을
들이고있다.

미야자와총리를 비롯한 자민당의 3역이 당분열및 선거결과 책임을 지고
퇴진하겠다고 흘리고 있는 것도 이들 신당그룹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견해도
있다. 호소카와 대표가 정치개혁에 소극적인 현 자민당간부들이 퇴진하면
대화할수도 있다고 유세기간중에 밝힌바 있기 때문이다. 정권의 향방은
이처럼 복잡한데 그 시나리오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는 자민당소수 단독정권구성이다. 이는 호소카와등 제3그룹이
그어느쪽의 연립정권에도 가담하지 않고 중의원결선투표에서 기권표를
던지면 된다. 그렇게 되면 결선투표에서 의석이 많은 자민당후보가 총리가
되는 상황이다.

둘째는 자민당과 호소카와 신당등 제3그룹이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될경우 일본신당등은 정치구조개혁을 바라는
일본국민들의 바람을 역행했다는 비난을 들을 소지가 있다.

셋째는 순수야당연립정권이 탄생하는 케이스다. 이는 호소카와 신당등이
여타5개 야당과 협조하면 가능하다. 다만 정권창출의 기본이 되는
각정당의 정책노선을 어떻게 조정할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넷째는 당정책노선등에 불만을 품은 자민당개혁파나 선거에 참패한
사회당이 분열,제4의 연립정권구조가 생기는 상황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실현성이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정권창출을 앞두고 각 당에서는 총리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자민당쪽에서는 미야자와총리의 퇴진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이다.
이에따라 정치개혁파인 가이후전총리,고토다 부총리겸
법상,하시모토전대장상이 거론되고 있다. 호소카와 신당대표는 이들이
자민당총재가 되면 대화할 여지가 있다는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계파간 이해차는 오부치전간사장,와타나베 전외상,미쓰즈카 정조회장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이후전총리는 총리역임자라는 점에서,고토다법상은 고령및
건강문제,와타나베 전외상도 건강문제등으로 "부적격"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야당쪽에서는 총선에서 대약진한 신생당대표인 하타전대장상이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공명당과도 친분관계가 있는데다 정책담당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야당쪽에서는 이밖에 호소카와 일본신당대표를 밀자는 소리도
나온다. 자민당은 오는 8월2일 특별임시국회를 소집,총리지명선거를 할
방침이어서 정권창출을 위한 각정당간의 각축전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경=김형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