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혁정국에 대한 평가회를 열어 김영
삼정부의 개혁의지가 수구적 기득권세력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하
며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거듭 촉구했다.
이기택대표는 <김영삼정부의 개혁,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의 평가회에
서 "과거 수십년간의 권위주의 통치하에서 정치.경제.사회 분야 등에서
구조화된 각종 병폐를 일소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
은 이 시대의 역사적 소명"이라고 전제, "그러나 정부.여당은 과거청산
을 역사의 심판에 떠 넘기는 등 참된 개혁을 희구해온 국민을 크게 실망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표는 특히 "금융비리, 군인사비리, 율곡사업, 평화의 댐 의혹등에
이르기까지 사정활동은 어느 것하나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했으며 신경제
5개년계획과 노동정책도 경제정의실현과 경제개혁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
다"며 "김영삼정권의 개혁의지가 수구기득권세력의 반동적 기도에 의해
무력화디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이제 더이상 개혁이라는 구호로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한
뒤 "민주당은 수구기득권세력의 발호에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과 함께 단
호한 의지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임채정의원은 과거청산과 관련, "수구적 기득권세
력의 지배 연합이라는 현정권의 <주체적 한계>, 경제적개혁을 제대로 이
해하지 못하는 <목표의 한계>, 대중중심의 아닌 위로부터의 개혁이라는
<방법의 한계>때문에 개혁과 과거청산작업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며 "개혁의 주체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세일의원은 제도개혁에 대해 "정부가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실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김대통령을 만들어낸 세력이 5.16군사쿠데타 이후
계속된 군사정권이며 개혁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라며 깨끗한 정치의 구현을 위해 정부조직의 전면개편, 의
회주의 확립을 위한 국회법 개정, 사법부 독립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개
혁 등이 시급히 이루어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식의원은 민생문제와 관련, "경제개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인 금융
실명제의 실시일정이 제시되지 않은 것은 개혁의사가 결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융실명제의 조속한 실시와 세제개혁, 한은독립, 물가안정,
재벌 경제력집중 억제, 농정개혁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