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상회담으로 가장 커다란 정치적 성과를 거둔 사람은 아마
클린턴대통령일 것이다. 그가 이번회담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만족을 표시하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가시적인 성과로는
제조업분야에 대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타결과 러시아에 대한 30억달러의
사영화기금지원결정,유럽의 금리인하합의등을 들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당초 회담이 시작되기전에 일본의 정국불안과
각국정상들의 낮은 국내인기,사전실무회담의 실패등으로 인해 회담에 대한
성과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회담이 미국의 입장을 상당히 반영했다는점에서
미국은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얻었다.

특히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선 클린턴대통령이 보여준 외교적 리더십과
유연한 행동거지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에게
리더쉽강화라는 개인적인 성과를 안겨줬다.

이같이 해외에서 강화된 리더십은 국내정치에서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이번회담에 임하면서 자신의 재정적자감축안을 가리키며 미국이
과거의 미국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세계경제성장을 위한 선진국의 협조를
호소,결국 상당한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그는 의회에
계류중인 재정적자감축안을 입법화시키는데 있어 이번회담의 성과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고 볼수 있다.

클린턴대통령이 얻은 또 하나의 성과로는 그동안 보호주의로 낙인이
찍혔던 그의 통상정책에 대한 이미지를 이번에 상당히 불식시킬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회담에서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불만이 거의 표출되지
않은데다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그의 메시지가 설득력을 발휘,미국은
이문제로 전혀 수세적인 입장에 처하지 않았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체결로 소외감을 느꼈던 아시아국가들에 대해
"신태평양공동체"를 주장하면서 미국이 아시아경제권의 일부임을
강조,아시아국가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킨점도 이번회담의 성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농산물 서비스등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가장 중요한 난제가
앞으로의 협상에서 해결되지 않을경우 이같은 성과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

이번 동경G7정상회담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무관심한
편이다. 중의원해산,자민당분열,총선거등 정치이슈에 가려진 탓이다.
일부에서는 내각불신임안 가결로 "허수아비"꼴이 된 미야자와총리가 G7회담
의장직을 수행한것 부터가 난센스였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또
G7정상회담 주역들이 대부분 자국에서 인기가 없는 인물이거나
신인들이어서 세계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G7정상회담이 세계경제를 논의하는 모임이기
보다는 "자국경제문제"를 우선 해결하려는 "경제이기주의"의 각축장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일본정치평론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의장국인 일본의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불만이다. 일본의 존재나 영향력이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정치선언에는 러시아와의 영토문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지 않았다. 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가입문제를 제기했으나 각국들로부터 확실한 언질을
받지못했다. 다만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자위하고 있다.

일본측은 동경G7정상회담이 그야말로 G6대 G1(일본)의 대결장이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무역흑자대국 일본에 대한 구미선진국들의 대일압력을
피부로 느낀 것이다. 일본은 경제선언대로 보다 강력한 재정금융정책으로
내수를 확대,무역흑자를 축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다만 미국이 과감한 재정적자삭감책을 펴 경제를 건전화할수 있느냐가
열쇠라고 단서를 달고 있다.

일본측은 8개부문에 대한 관세인하합의등 UR부문의 진전을 평가하면서도
연말까지 UR가 타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시하고 있다. 쌀문제등
난제들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시토미 마사루(장은종합연구소 부이사장)씨 같은
이코노미스트들은 관세인하합의가 수출지향적인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성장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비관적이던
UR의 장래가 이번 동경서미트회담에서 각국들이 관세인하에 합의키로한
것은 보호주의 대두를 견제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동경=김형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