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단 1원이라도 장부상의 숫자가 맞지 않으면 은행전체가 밤을
새워가면서 그 1원의 행방을 쫓아 기여코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1원짜리 주화는 은행 현금출납계 창구에서마저도 사라진지
오래이다. 필자가 거래하는 모은행지점에 전화로 문의해본즉 그 지점에도
당장은 보유해준 것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은행만 제외하고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1원짜리란 전혀 쓸모가 없다. 종이 한장 마져도 살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 무섭기만 한 세무서에서 마져도
아예 1원짜리는 상대를 하지 않기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세금을
매길때 원단위의 푼돈이 나오면 무조건 끝수를 잘라버리기로 되어있다.

예컨데 필자가 어느 기업체연수원에 가서 강연을 하고 받은 금액은
최소단위가 10원으로 되어있으며 원단위는 잘리게 된다. 한 예로 30만원이
사례금이라할때 각종세금의 합계는 2만1백87원이지만,필자가 받은 돈은
27만9천8백13원이 아니라 27만9천8백20원,그리고 때로는 아예 28만원이
되는 수도 있다. 물론 원천징수영수증에는 27만9천8백20원이라 명시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국가기관인 세무서에서마져 원단위를 무시해보리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1원"이라는 화폐단위는 돈의 가치조차 없다는
점,둘째로는 원단위까지 계산할때 필요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점등이다. 또 원단위는 화폐유통구고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크나큰 문제점도 생긴다. 아무리 쓸모가
없다해도 원은 엄연히 우리나라의 화폐단위이고 보면 원단위를 무시하는
풍조는 셈을 흐릿하게 해도 좋다는 심리적 악습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품이 마무리작업에서 뒤떨어지는 이유도 어쩌면 이런데 있지
않나 근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