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복잡다단한게 특징이다. 옛날과 같은 정감은 사라지고
서로간에 치열한 난전과 격정을 거쳐 승부의 끝을 보아야만 하는 것이
오늘의 세상인 것이다.

요즘 신문을 읽거나 TV를 보노라면 온통 아수라장이요,인간이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삶" 그 자체를 의심케 하는 때가 많다.

나 자신이 주체인지 객체인지의 분간도 모호할 뿐더러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온통 혼란스러움의 연속인 것이다.

이러한때 망중한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이 바둑이다.

어떤이는 땀의 고귀함을 일깨워주는 등산등이 현대인의 정서를 바로
잡아줄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하지만 바둑만큼 마음을 가다듬게 해주는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된다.

고요함의 정적을 깨는 "똑" 소리는 세상의 혼란스러움을 바로잡는 목탁의
쾌청함이요,목판을 꿰뚫어보는 눈빛은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열쇠인
것이다.

편집을 기획하고 취재 지시를 내리고 내용을 수정하고 마무리 인쇄를
넘기고 나면 우리 식구들은 기진맥진해 바둑판을 앞에 두고 그 치열함을
다시 반복 수행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흑"과 "백"의 충돌에 온 시선이 집중되고 간혹 터져나오는 탄성과
아쉬움속에서 그 치열함을 마감하고 씁쓸한 끝에야만 달콤함이 오장육부를
감싸는 소주 몇잔을 걸치게 된다. 1주일의 피로와 치열함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

그리고 새로운 1주일을 맞이하게 된다.

바둑에는 "아생연후살타"라는 격언이 있다. 내 자신을 충실히 하고
안전을 도모한 후에 상대를 공격하라는 말이다. 섣부르게 상대를 공격하면
내 자신이 위험해지고 수습을 어렵게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화학산업계는 지나치게 성급함을 내보이는 나머지
상대를 얕잡아보고 내 자신을 과신해 오류를 범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석유화학의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에 이은 채산성 악화가 그렇고 정밀화학의
국산제품 푸대접이 그렇다.

세계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에 열을 올리고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터에 우리는 세계를 한눈에 보지는 못할지언정 내
자신조차도 되새겨보지 않는 것이다. 값싼 것이 최고라는 섣부른 오판이
국산화 기업을 어렵게 하고 오히려 가격을 인상시키는 역작용으로 발전하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교훈을 모르는 것이 오늘의 정밀화학산업이다.

내 자신,우리의 산업 그리고 국가가 튼튼해질때 모두가 여유를 누릴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

내 자신과 우리의 산업을 강하게 하는 길이 무엇인지 바둑에 몰두하는
여유속에서 그 해법을 찾아봄은 어떠할지. . 틈나는대로 임동준
삼민화학사장 고용석 서통전무 강석민 대림산업상무 김병필 한남화학상무
김은수 정식품상무 임봉섭 삼영화학전무등의 지기들과 어울려 그런 해법을
모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