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탄핵안이 오후 5시 가결되자 침묵이 흘렀고, 이내 분노가 터져나왔다. 광화문부터 대한문까지를 채운 20만 명(경찰 추산 3만 명)의 시민들은 ‘대통령님은 부정선거 꼭 밝히세요’ ‘배신자 국힘(국민의힘) 다 사퇴하라’ ‘사기 탄핵은 무효’라고 외쳤다. 경기 구리시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권모 씨는 “대한민국 미래가 암울해졌다”며 울먹였다.윤 대통령이 걱정돼 광화문 집회에 왔다는 70대 박모 씨는 “정치 경험이 없는 대통령을 두고 민주당은 협치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전혀 일할 수 없게 만든 게 문제”라고 소리쳤다. 그는 “40대 교사인 딸과는 생각이 달라 말을 섞지 않는다”고도 했다. 광화문 보수집회 현장에선 여전히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4·15 총선 부정선거설’과 함께 ‘계엄군이 민주당을 쓸어버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난무했다.인천에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영숙 씨(72)는 “우파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 밉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와야 최종 탄핵이 되는 만큼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조철오/최해련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서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14일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이후 내놓은 첫 대국민 담화에서다.먼저 한 대행은 "국무총리로서 우리 국민이 처한 현 상황과 그에 이르게 된 전 과정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강조했다.한 대행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여건은 매우 어렵다"면서 "경제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 부진, 확대되는 경기 하방 위험, 정치 상황으로 인한 불안 등을 거론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한 대행은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 위기, 코로나 19 펜데믹 등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더 강해져서 일어났다"며 "지금의 상황도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는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그것이 제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자 가장 중대한 임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우리 국민이 처한 현 상황과 그에 이르게 된 전 과정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한 권한대행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서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여건은 매우 어렵다. 경제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내수부진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적지 않다"고 했다.한 권한대행은 또 "경기하방 위험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정치상황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와 우려도 매우 높다"며 "정부는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 여러분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대외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한 권한대행은 공직자들을 향해선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는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있다"며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여러분과 제가 힘을 합쳐 수행해야 하는 중대한 소임이다. 엄중한 상황인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주실 것을 믿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 위기, 코로나 19 펜데믹 등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더 강해져서 일어났다. 우리 국민은 단합된 힘과 슬기로 우리 앞의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며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