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지연, 경영환경의 변화 등으로 기업들의 국내투자는 계속 위
축되고 있는데 반해 해외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수출활성화엔 큰 보탬이 될 수 있으나 경기침체를 지속
시키는 한편 국내 산업공동화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들
의 보다 효율적이고도 장기적인 투자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
고 있다.
24일 한라 대우 아남 등 3개 그룹은 PBEC회의 참석차 래한중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 일행과 각각 접촉을 갖고 필리핀 현지에 대규모공장을 건
립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은 라모스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필리핀 APO
사의 발렌티나 플라자사장과 연산 1백50만톤규모(투자액 1억7천2백80만
달러)의 시멘트 합작공장을 건설, 오는 95년까지 완공키로 계약을 체결
했다.
유기범 (주)대우사장도 이날 라모스대통령, 김우중그룹회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필리핀 트랜스팜사의 루이스 키서빙사장과 연
산 1만대규모의 르망레이서와 에스페로 조립생산 및 판매회사를 설립키
로 계약을 체결했다.
총 7천만달러가 투자될 이 회사는 대우가 60%, 필리핀측이 40%의 지
분을 갖게 되며 이와함께 1만대의 승용차를 올중에 수출키로 아울러 계
약을 체결했다.
또 김주진 아남그룹회장도 이날 오후 아남 본사를 방문한 라모스대통
령일행을 맞아 기존 필리핀 현지 반도체공장인 AAPI에 오는 95년까지 총
1억5천만달러를 추가로 투자, 대대적인 생산 라인을 증설하겠다고 밝혔
다.
이날 삼성항공의 이대원사장은 중국 최대 카메라업체인 천진카메라사
의 최일평사장을 만나 삼성과 중국측이 총 1천만달러(지분 각각 50%)를
투자, 94년말까지 연산 1백만대규모의 카메라합작공장을 중국 현지에 건
설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주요 기업의 최근 해외투자 내역을 보면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
자가 미국의 반도체회사를 인수한데 이어 삼성코닝이 중국에 LCD용 유리
공장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중국에 자동차 및 반도체 합작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고 블
라디보스토크에 호텔 건립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그룹은 베트남에 VCR 및 전자부품공장, 이란 및 러시아에 승용차
조립 공장 건립에 나서는 등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베트남 중국 등지에 통신사업관련 합작 사업을 벌이고
있고 선경그룹은 중국의 원유개발사업 및 석유화학분야 참여를 가시화하
고 있다.
포철의 경우 일본 오사카에 물류센터 건립에 나서는 한편 베트남에 농
약 원료 강관 전기로공장 건립을 확정했으며 비즈니스센터 건립과 고속
도로 건설참여도 추진중이다.
이밖에 한진이 베트남에, 롯데가 중국에, 한화가 러시아에의 투자 진
출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