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룡이는 골프를 잘쳤다. 그러나 과거에 급제한 만큼,공부를
잘한만큼은 못됐다. 그는 내기에 약했다. 특히 상대방이 "더블"을 부르면
그다음부터 걷잡을수 없이 무너졌다.

어느날 이몽룡의 "내기징크스"를 보다 못한 춘향이가 말했다.

"당신 골프를 보면 과거본답시고 변사또앞에 날 팽개치고 도망간 모습과
똑같군요. 당신은 거리도 나고 구질도 좋아요. 그런데도 "더블"안 부르면
못치는것은 심장이 너무 약한겁니다. 잃으면 두배라는 비관적생각만 하니
볼이 맞겠어요. 얼마를 잃어도 여전히 지구는 돈다고 다짐하세요. 담담히
냉정하게 치라는 말입니다.

춘향이의 말은 스스로 생각해도 지당했다. 특히 "거리나고 구질좋다"는
격려가 마음에 들었다. 이몽룡이는 그다음부터 "강한골퍼"가 됐다.
전에는 상대가 더블을 불렀을때 "그냥치지 뭘."하고 꽁무니를 뺐지만
이제는 "좋지"하며 자신감있게 덤벼 들었다.

춘향이의 추신-"이상은 내기얘기가 아니라 골프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