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너무 비대해"
지난1일 IBM의 회장으로 취임한 루이스 거스너가 던진 첫마디다.

IBM은 거스너가 공식적으로 회장에 취임한 첫날 충격적 뉴스를 발표했다.

IBM유럽의 종업원수를 금년말안으로 1만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힌것이다.
전체 종업원 9만명의 10%가 넘는 엄청난 규모다. 거스너회장 취임이후
미언론들은 연일 IBM관련기사를 대서특필하고있다.

전형적인 "미국병"을 앓고있는 IBM이 화려한 옛명성을 되찾을수 있을지
관심을 쏟고있는것이다.

80년역사를 가진 IBM은 회사가 커지면서 비대해진 조직으로 생산성은
떨어졌고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치못해 경쟁업체에 뒤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IBM은 90년대들어 추진해온 구조재편작업을 가속화하기위해
외부인사의 회장선임이라는 "충격요법"을 택했다.

현재 IBM이 가장 역점을 두고있는것은 회사의 주력상품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것이다.

이는 80년대이후 컴퓨터시장이 하드웨어중심에서 소프트웨어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기때문.

IBM은 회사구조를 94년말까지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늦어도 오는 90년대말에는 IBM을 현재의 소프트웨어업체인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 같은 수준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이를위해 IBM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독립,올해안으로
"IBM소프트웨어매뉴팩처링"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주문형소프트웨어 언어번역 컨설팅등 다양한 SW관련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올들어 IBM은 소프트웨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은 지난9일 금년안에 PC와 워크스테이션 모두에 이용이 가능한
차세대형 기본소프트(OS)를 제품화한다고 밝혔다.

신형OS인 "워크프레스OS"제품화계획은 오는6월 시작품 출하에 이어 연내에
영어판,내년초에 일어판이 시판된다.

이는 세계 퍼스컴OS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항,주도권을 찾기위한 것이다.

이와함께 IBM은 소프트웨어 부문의 진출확대를 위해 관련기업의 매수에도
적극 나서고있다. IBM은 현재 프랑스의 컴퓨터서비스회사인 콩파뉴 제너럴
뎅포르마티크(CGI)사를 4억6천만달러에 매입키로 합의한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소프트웨어전환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5년내 총매출액의
50%이상을 SW관련부문에서 벌어들일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이와함께 IBM은 회사의 간판상품을 메인프레임에서 PC로 바꿀 계획이다.

IBM은 이미 지난해 9월 IBMPC사를 설립,PC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IBM은 4월들어 PC가격인하경쟁에 대처,40여종의 저가"밸류포인트"시리즈를
선보였다.

밸류포인트시리즈는 대당판매가격이 1천~3천달러선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그래픽기능등을 개선시켜 판매가 급성장할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IBM이 PC부문에 주력하고 있는것은 80년대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보였던 메인프레임시장이 90년대에는 0%성장을 거둘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IBM은 주력업종의 전환과함께 재무구조개선을위해 임금동결 감원
공장통폐합등 각종 비용절감대책을 추진하고있다.

신임 거스너회장은 잘알려진 금융통 전문경영인이라 재무구조개선작업이
강도높게 추진될것으로 보인다.

IBM은 종업원수를 85년부터 7년간 40만6천명에서 30만명으로 10만명이상
감원한데 이어 올해에도 2만5천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거스너회장
취임으로 감원폭은 당초계획보다 훨씬 커질전망이다.

올들어 IBM은 또 불필요한 지출도 과감히 축소해 나가고있다.

임원봉급동결 R&D(연구개발비)투자축소에 이어 기업활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있다.

지난달 23일에는 IBM이 뉴욕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료입장 화랑도
경비절감을 이후로 폐쇄시키기도했다. 그만큼 경비절감도 큰 비중을
두고있다.

IBM의 구조재편계획은 다방면에 걸쳐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거스너회장은 취임직후 "컴퓨터업계의 공룡"으로 전락한 IBM을
"빅블루"(푸른색로고를 본뜬 IBM의 별명)라는 화려한 옛명성으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내부인사승진이라는 80년에 걸친 IBM의 인사원칙을 깨뜨리고 IBM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거스너회장은 적자생존의 원칙만이 지배하는 컴퓨터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 구조재편작업에 강도를 높여나갈것이 분명해보인다.

<최인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