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위해 취한 신경제 1백일 계획을 열흘단위
로 점검키로 했다. 1백일계획의 내용이 제대로 실행에 옮겨지는지, 또 그
성과는 어느정도인지를 분석한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난달22일 발표한 신경제1백일계획이 1일로
시행 열흘을 맞았다.

정부는 지난달26일 공금리를 최고1.5%포인트 낮추고 관련규정을 고쳐
이달부터 중소기업담보취득제한을 대폭 완화하는등 1백일계획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고있다. 수출입절차간소화,금융및 세제지원제도개선등도
1일부터 일제히 시행에 들어갔다. 이제야 세부계획들이 실행에 들어간
셈이다. 따라서 아직 1백일계획의 추진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계획의
핵심인 자금지원확대는 기업측의 수요진작이 뒤따르지못해 뚜렷한 진전이
없는 편이다.

자금지원을 확대하기위한 각종 장치를 마련했으나 기업들이 앞으로의
사업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탓인지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은 아직
가시화되지않고 있다.

당시 발표된 대책중 자금지원확대방안만 추리면 <>설비자금 5천7백
억원추가 <>유망중소기업설비자금 2천5백억원추가<>외화표시국산기계구입
자금(1조원)취급창구 전은행으로 확대<>중소기업무역금융융자단가 6백50원
에서7백원으로 인상등이다.

이중 유망중소기업설비자금 2천5백억원 추가방안은 작년11월 같은
목적으로 선정한 2천5백억원이 소진되면 추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11월에 설정한 2천5백억원조차 집행실적이 극히 부진하다.

한은이 지난달 27일현재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11월설정분 2천5백억원중
67%인 1천6백70억원만이 대출승인됐고 실제 돈이 나간 것은 37%인
9백20억원뿐이다. 박간 한은산업자금과장은 지난달말까지 모두 집행토록
은행에 독촉했으나 수요가 뒤따르지않아 실적은 많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1백일계획에서 발표된 2천5백억원 추가방안은 11월분이 모두
나가야만 실행에 옮겨지게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서 공급키로한 1조원의 외화표시
국산기계구입자금도 목표의 절반정도만 약정을 마쳤다. 손수일
산은자금부장은 작년에 경기가 침체됐던 만큼 올해는 자금수요가 크게
늘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편이라고 말하고 작년과 비슷한
템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손부장은 다만 1일부터 외화표시국산기계구입자금취급은행을 모든 은행으로
확대,앞으론 대출수요가 회복될것으로 전망했다.

시설자금은 기업들이 3,4월께 시설투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시간을두고 수요를 늘려나갈 전망이어서 당장 눈에 띌만한 변화는 일지
않고있다.

운전자금은 월말에 수요가 몰리게 마련이고 3월말엔 그같은 현상이
심화되기 십상인데 올해엔 운전자금수요도 별로 꿈틀거리지 않고 있다.

운전자금역할을 하는 당좌대출의 경우 5대시중은행기준으로 2월말
4조원정도에서 3월말에 4조1천억원으로 1천억원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중은행자금담당자는 3월말엔 세금수요까지 겹쳐있는데도 당좌대출을 크게
늘려달라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지난달 26일 공금리인하조치후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계속하는등
금융시장은 평온을 유지하고있다. 1일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1.0%,콜금리는 연10.5%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업들의
자금수요가일어나면 금리가 꿈틀거릴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고개를
들것같은 조짐은 당장은 없어 보인다. 지난2월말에 비하면
회사채유통수익률은 1%포인트 가량 떨어졌고 금융계일각에서는 "이제
금리는 오를일만 남았다"고 볼 정도로 낮은 수준인데도 아직 상승압력을
받지않고 있다.

고전적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금리가 낮아지게되면 기업자금수요도 일게
마련인데 요즘 금융시장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다.

한은관계자는 금융지원차원에서만 보면 기업의 경영여건이 좋아진게
분명하다고 말하고 다만 자금만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하도급거래관련 불건전행위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어서 기업이
다소 움츠러드는 양상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허가등 각종 진입규제완화,공장설립절차간소화,의무고용부담
완화등 행정규제완화의 혜택을 기업이 피부로 느끼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
차 시설투자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관계자는 전망했다.

신경제1백일계획에 담긴 내용중 예산절감을 통한 중소기업구조조정지원등
원칙만 밝힌 몇가지 대책에 대해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신경제 1백일계획의 효과를 가시화시키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