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세계경제를 회복시킬수 있는 돌파구는 없는 것인가. 바로
이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G7(선진7개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담이
지난달 27일 런던에서 열렸다.

오늘날 겪고 있는 세계적 불황은 어느 특정국의 노력만으로 탈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공동노력을 통해서만 세계경제는
성장할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G7 재무회담은 각국의 복잡한 국내사정때문에 상당한 의견충돌이
있을것으로 예상됐으나 큰 불협화음없이 끝났다.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책마련은 실패했고 세계경제회복을 위한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회담을 마친뒤 라몬트영재무장관은 세계적 실업상태가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고 G7재무장관은 7월의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는 4월 워싱턴에서 다시만나 경기회복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경기부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것은 각국의 입장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일본과 독일측에 세계경제를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것을 촉구한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지난해 사상최고인 1,3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일본의
무역흑자는 다른 나라의 무역적자를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관련이 크다. 따라서 일본은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서 수입을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구조는 엔화절상으로 이것이 가능하지
않게 돼 있다.

이번 회담에서 일본이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서 엔화절상보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엔화절상이나 이제 사상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재할인율(2.
5%)인하보다 재정지출 확대나 세금인하등 재정관련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에 대해서는 금리인하를 통해 유럽경제회복에 숨통을 터달라고
요구했다. 독일은 그동안 통일비용증가에 따른 인플레를 막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2월4일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은 재할인율을 8. 25%에서 8%로 인하하는등
금리인하조치를 취한바 있다.

그러나 독일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럽경제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에 다시 독일의 금리인하조치를 요청하게 되었고
독일측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독일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일본은 대규모 내수진작정책을
사용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야시 일재무장관은 이미 10조엔
이상의 재정자금을 지원해 경기부양책을 썼으며 공식 이자율도 6차례나
인하했다면서 93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일본은 3. 3%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세계경제는 불황과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더라도 일본은 수출증진을
통한 성장을 지속시킬수 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일본과 독일이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할 필요성은 분명히 크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미국의 노력이다. 미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G7 재무회담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미국이 세계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마련한 세금증액과 재정적자감축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나타냈다고
벤슨 미재무장관이 밝혔다. 그러나 클린턴경제개혁안이 각국의 지지를
얻어 냈다해서 미국이 취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의 타당성까지
인정받은것은 아니다.

선진국가간의 경제정책조정 실패,미.일간 무역불균형등으로 미국은
어려움을겪을때마다 공정무역을 내세우면서 보호무역주의적 색채를 더욱
강화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은 어느나라 보다 더 많은 고통을 당했다.
한국을 이른바 "제2의 일본"으로 인식하여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미국은 대한통상압력을 통해 한국상품의 대미수출을 감소시키는데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미국에 얼마나
가치있는 일이며 무역적자 감소에 도움이 되었는가. 세계경제를 주도해온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도약을 저지하면서
세계경제회복을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세계경제회복을 위한 어떤 대안은 7월로 예정된 G7 정상회담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일.독양국이 어떤 가시적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우리는 지금 심각한 경제적 난국을 맞고 있고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계획을 짜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줄 입장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세계경제흐름을 놓치지
않는 일이. 더욱 중요한것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이다. 경제개혁이란것도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