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언론인 회유 및 매수 등을 통한 여론조작과 지역감
정을 촉발하는 방법으로 김영삼 후보 지원을 논의한 이른바 `부산지역 관계
기관장 대책회의''를 주재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법무장관이 최근 법조 기자들에게 고급양주 등 고액의 선물을 돌린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기자협회(회장 김주언)에서 발행하는 기자협회보 18일자는 "김 전장관
이 설날 이후인 1월말에서 2월8일께 사이 법조 출입 기자 30여명에게 20만~
50만원대의 고급양주인 발렌타인 30년짜리와 21년산 로열 살루트, 인삼(백
삼)세트 등을 각각 돌렸으며 선물 총액은 6백만원선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
된다"고 보도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이들 양주와 인삼세트 등을 언론사별,
기자별로 구분해 선별적으로 전달해 일부 기자들에게는 급이 떨어지는 시바
스 리갈이나 외국산 포도주 등이, 일부 기자들에게는 10만원대 이내인 인삼
세트가 전달됐다는 것이다.
김 전장관은 또 한겨레신문, 국민일보, 문화일보 등 3개 신문과 기독교방
송의 기자들은 아예 선물 전달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선물 전달 사실이 확인된 이달 초 이후 법조기자실에서는 비공식적
으로 이의 반환 여부 등이 논의됐으나, 전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어서 개인차원에서 이를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한국일보 기자들은 받은 선물을 심부름센터 등을 통해 되돌려준
것으로, 한국방송공사, 세계일보 등의 일부 기자들은 배달된 양주등의 수령
을 거부하거나 현장에서 되돌려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기자협회보는 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