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돈이 넘쳐 흐르면서 금융기관간 재테크 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 단자 보험 투신등 금융기관들은 쌓여만 가는 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같은 과잉유동성은 부동산등 실물투기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기업 금전 신탁은 지난 11일 현재 7조 4천 6백
억원을 기록,이달 들어서만 2천9백50억원 증가했다.

작년 같은기간에 6백18억원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면 신탁대출은 같은기간 3천16억원증가에 그쳐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당좌대월은 이달들어 은행당 2천억원 가량 감소,전체적으론 1조원이상
줄어 들었다.

지준부족 규모는 지난 12일 현재 2천억원(적수기준)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여전히 부진할 뿐만아니라 당좌대월을 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각은행들은 2천억원 안팎의 유동성을 보유,연8% 짜리 한은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또 3조원에 달하는 RP 규모를 최대 수준인 4조 6천억원 대로 늘려줄 것을
한은에 요청하고 있다.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고 과잉 유동성을 묶어 달라는 은행권의
요청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자금운용에 애로를 겪는 은행에선 CD(양도성예금증서)와
노후연금신탁등 고수익 예금을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작년말 총자산대비 현.예금비율이 12.5%(규정은 10%내 운용)에 달했던
생보사들은 최근 이 비율이 더 높아지자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고 계열사
대출을 확대하는 새로운 자금운용 전략을 펴고 있다.

두차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이달들어 수신액이 5천5백억원이나 늘어난
단자사들은 유망 견실 중소기업등에 한해 여유자금 대출세일에 나서고
공사채수익증권등 유가증권 매입을 늘려가고 있다.

투신사의 공사채수익 증권도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1조4천8백억원이
늘어났다.

투신사는 공사채형 수익증권 배당률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연12.5%
수준까지 떨어진 공사채보다는 연13.0%(수익률기준)에 달하는 거액기업
어음(CP)매입에 치중하고 있다.

단자 투신사가 서로 상대방 고수익상품에 집중투자하는 전형적인 금융권간
재테크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각 금융기관들이 남아도는 자금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보단 수익제고를 겨냥,편법까지 동원한 유가증권
투자에 주력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은 금리인하및 풍부한
자금사정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는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홍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