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루한 소강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0일가까이 670선을 전후한 좁은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있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27일 700선 밑으로 떨어진 종합주가지수는 660~680 사이를 맴돌고
있다.

이번주들어 지수가 연3일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으나 상승폭이
10포인트(1.5%)가량에 불과하다. 거래량은 지난달말까지만해도 하루평균
5천만주전후를 유지했으나 이달들어 3천5백만주선으로 줄어들었고 주초인
지난 8일에는 2천6백만주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전일 주가가 큰폭으로 출렁거리며 거래량이 크게 늘었으나 10일 거래량이
전날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에 그쳐 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느낌이다.

대형주는 철저히 소외된채 실적호전등의 재료가 따라붙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개별종목의 강세분위기속에서 투자종목을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이 손을 놓고 지켜보기만하는 것이 최근증시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이다.

개별종목의 강세현상이 막바지에 이른듯 하면서도 끝나지 않고 대형주가
반등할 때라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딴판이어서 더욱 갈피를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증권전문가들은 재료 자금 경기등 증시 안팎의 여건에 비춰볼때
이같은 소강국면이 쉽게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지난달의 공금리인하조치 이후 증시기조를 강화시킬만한 새로운 재료가
없어 추가적인 경기대책,대통령취임전후 장세기대등 이미 예견된
재료만으로는 장세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금리인하이후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는
반대현상인 이탈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매수세가 위축되는 반면 미수금이나
신용융자잔고등 "잠재적인 매물"은 소폭이지만 증가추세를 보여 수급구조도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매수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6일
2조6천3백억원선에서 지난 9일현재 2조4천9백억원선으로 떨어져
1천4백억원가량 빠져나갔다.

주식을 사고도 매매대금을 내지않아 발생하는 미수금은 지난주말부터 다시
늘어 1천2백억원을 웃돌고 있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는 지난주초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1조5천7백억원을
넘어섰다.

경기회복도 아직 주가상승을 예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2년말 통계상으로는 재고감소 출하증가등 회복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아직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작년
4.4분기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편이다.

<>.증권계의 관심은 소강상태 마감을 선도할 대형주의 향방에 모아지고
있다.

대형주가 반등할 경우 "대통령취임장세"기대등과 맞물려 한차례의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대형주의 주가조정이 기간과 폭 모두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재료가 출현하지 않는한 반등기대가 어렵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수출비중이 높은 대형제조주의 반등이 임박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수출가격경쟁력 회복과 대기업그룹계열사 주식에 대한
정치적악재의 해소를 그 근거로 제시한다.

최근의 환율상승 추세는 기존의 금리인하조치와 어우러져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시킬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주영 전국민당대표의 정계은퇴선언을 계기로 정치적 요인에 의해
내재가치이하로 떨어졌던 대기업그룹계열사 주가가 제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어가는 모습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대형제조주가 반등할 경우 매기가 다른 대형제조주와
금융주로도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금리인하후 시중자금이 몰려들었던 공사채형수익증권등의 수익률이
이번주부터 인하됨에 따라 시중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있어 대형주 반등을 기대해 볼만한 때라는 주장이다.

아무튼 소강상태인 주식시장의 장세방향이 판가름날 때가 멀지않았다는
인식이 폭넓게 형성되고있는 모습이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