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경우 매출액의 10%선정도가 R&D에 투자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업체라도 평균 3~4%정도에 불과하고 또 의약업체의 신물질개발 자치가
10~15년의 긴세월이 소요되는 점에 미뤄볼때 최근 증시에서 신야개발설이
난무하는것은 다소 과대포장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대우증권이 펴낸 "1992년 증시일지"를 보면 지난한해 의약업종을 대표한
특이종목으로 동신제약이 뽑혀있다.

지난한해 동신제약주는 연초 6천원대에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패치
개발에 힘입어 12월3일 연중최고가인 3만7천9백원을 기록했었다.
연중최저가대비 5백11%나 주가가 뛰면서 의약업종주가에는 신약개발재료가
"특효"를 낸다는 사실을 주식투자자들에게 입증해준 셈이다.

동신제약의 대기록은 의약업종 전반의 주가를 춤추게 만든 촉매제가 됐다.
일양약품 삼진제약 신풍제약 보령제약 중외제약 종근당 한올제약 국제약품
부광약품 유유산업 한미약품등은 신약개발 또는 제법특허출원등과 관련된
루머와 공시가 증권가에 끊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의약업종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의약업종지수가 1,000선을 뚫고 올라가 증시사상 최고치인
1,067.61(89년4월13일)에 근접한후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데는 이같은
신약개발관련재료가 신바람을 불어넣었다.

증시의 전반적인 장세도 의약업종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작년12월중순이후의 상승국면에서 주식시장의 매기가 덩치큰 대형주를
피해 중소형주에 쏠렸고 의약업종의 경우 자본금이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하기때문에 시장기류도 순풍으로 작용했다.

의약업체들이 KGMP라는 정부지정생산관리 요건을 갖추기위해 지난
91,92년중 설비투자를 많이한 것도 최근의 금리인하조치와 맞물려
금융비용부담 경감으로 이어지는 호재역할을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있다.

이처럼 주가상승 배경이 좋은데다 실제로 의약업종 지수의 증시사상
최고기록경신이 거론되고 있지만 의약주급등에는 버블(거품)이 상당히
포함돼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하는 증권전문가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주가결정의 바탕을 이루는 기업들의 영업실적을 따져보면
의약주급등행진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의 기업수익예측에따르면 12월결산 의약업체들의 지난해
경상이익은 전년대비 평균 9.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경상이익이 6.4%증가로 예측된 점을 감안하면 의약업계가 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작년의 상장사부도파문으로 20개기업이 관리대상으로 떨어졌는데 이중에
삼성신약과 건풍제약등 2개 의약주가 포함됐다.

의약시장 개방으로인해 외국업체들의 시장잠식이 두드러지고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의약품생산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에있다.
성장성 면에서도 큰 점수를 줄만한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의약산업의 R&D(연구개발)투자규모를 감안할때 신물질개발이나
제법특허출원등이 한꺼번에 쏟아질 단계는 아니라는게 업계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증권가에서 의약주급등을 둘러싸고 일부 세력의 "작전설"이 난무하는 것도
기업실적같은 기초재료가 허약하다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정석적인 투자분석상 의약주가 다분히
과열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일부 의약종목의 높은
투자수익률에 현혹된 뇌동매매는 자제할 시점으로 비춰지고있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