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없이는 안정을 이룰수 없다. 물이 오래 괴어 있으면 썩게 마련인만
큼 안정을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
김영삼차기대통령은 13일 민자당 당무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앞으로의
국정운영방향과 관련,전에없이 강한 톤으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정속의 개혁"을 주창하면서도 안정에 더 비중을 둔것같이 비쳐졌던
김영삼차기대통령이 안정보다는 개혁쪽에 더 무게를 싣겠다는 의지를
표명한것이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또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게 중요하다"면서
"옳은 일을 하면 결과도 좋게 찾아온다는 믿음을 갖고있다"며 개혁에 대한
확고한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차기대통령의 이같은 개혁의지에도 불구,현정부와
차기대통령측간에 정권인계인수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대통령직인수위주변에서는 개혁은 "백년하청"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정권인계인수과정에 개혁의 단초가 엿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실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는 인수위가 제대로 각부처별 업무현안과
개혁필요과제들을 추려내 새정부의 개혁정책기조설정작업에
반영시켜나가기가 어려울것이라는 얘기다.

인수위에 대한 각부처의 업무현황보고내용을 들여다보면 우선순위및
타당성검토는 뒷전이고 김차기대통령이 대선기간중에 제시한
공약실천방안에 초점을 맞춘 "향일성보고"들이 대종을 이루고있다.

또 주행세신설 차고지증명제 1가구2차량중과세등 과거
관계부처협의과정에서 밀려난 온갖 "구책"들이 인수위업무보고를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앞으로 있을 정부조직개편을 계산에 넣고 부처마다 조직의 확대개편을
지향하는등 부처이기주의가 팽배,차기대통령의 "작은 정부"방침을
무색케하고있다.

인수위는 인수위대로 경부고속철도차종선정을 비롯한 대형국책사업등
"입맛"에 맞는 사안의 결정권을 쥐려고하는가하면 각종 요금인상등 "짐"이
되는 부분은 현정부로 떠넘기려는 약은수를 두고있다.

더군다나 인수위의 일부관계자는 차기정부로부터의 중용을 기대하며
"과잉충성"조짐을 보이고 있기도해 인수위가 "권부"라는 그릇된 인식을
정부측 관계자들에게 심어주고있다.

이때문에 이런식으로 가다간 개혁은 커녕 안정마저 해치지 않을까하는
비판의 소리가 점차 높아가고있다.

이제 새정부출범까지는 불과 한달남짓밖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 짧은기간이나마 내실있고 잡음없는 정권인계인수작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수위와 정부측의 "자세의 개혁"이 시급할것 같다.

[저 자] 김삼규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