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한국경제를 내다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로
갈라지고 있는것 같다. 하나는 지난 몇년간 경제실적은 저조했고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 무언가 달라질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하여 한국경제를 밝게
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현재 한국경제의 구조와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단기간에 경제가 활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낙관적 전망 또는 비관적 전망 그 자체가 아니다.
그렇게 전망을 하게된 근거가 어디 있으며 경제실적 또는 경기가
호전되려면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할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조순 한은총재는 한국경제가 활기를 찾기 위해서는 공급체계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우리의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금 주춤거리고 있는것은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시키느냐에 경제정책의
관심이 모아져야 하는것은 당연하다.

우리경제는 분명히 과거와 다른 내용과 구조를 갖고있다. 정부주도하에서
고도성장을 추구할 단계는 이미 지났으며 민간기업의 창의성에 바탕을 둔
자생적 성장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지적은 옳은 진단과 방향제시라 할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문제는 민간기업의 창의성을 어떻게 북돋워줄수 있느냐,또
민간기업에 어떻게 투자활동을 활발히 전개할수있게 하느냐에 있다.
한국기업은 고금리 취약한 재무구조 임금의 급상승 기술개발부진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다시말해 고원가-저능률의 공급체계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약점을 보강해나가지 않고 경제성장률의 고저,물가상승률의 고저
국제수지적자폭의 대소만으로 경제동향을 파악하고 그 결과에
일희일비한다면 성장잠재력 배양은 불가능한 것이다.

쿠즈네츠교수가 일찍이 지적한바 있지만 경제성장에 필요한 조건은
생산능력의 지속적 확대와 기술개발 그리고 국민의 의식구조와 태도변화로
요약할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경제가 성장하려면 생산능력을 계속
확대해가지 않으면 안된다. 생산능력의 확대는 바로 투자증대의 결과인
것이다.

조순 총재도 지적하고 있는것처럼 기업의 투자부진이 최근 우리경제의
성장둔화요인이다. 여기서 정책당국과 기업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야할 일은 투자부진의 요인이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투자부진은 고원가-저능률체질과 관련이 있다.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이
투자비용보다 작다면 기업이 투자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기업에 왜
투자를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는 것은 경제원리를 모르는 이야기다.
정책당국이 해야할 일은 투자에 따르는 각종 비용을 가능한 범위안에서
줄이는 것이다.

금리의 하향조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명목금리보다 훨씬 높은 실효금리를 부담하도록 돼있는 은행의 꺾기등
잘못된 금융관행도 개선되어야 한다. 기업에 부담을 주는 각종 준조세를
폐지하는것도 시급하다.

기업이 투자를 할것인가 안할것인가는 기업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기업이 생산적인 투자활동이나 기술개발에 매달리는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할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여건의 마련과
동시에 기업인에게 경영혁신이라든가 기업가정신의 발휘를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업의 투자의욕감퇴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거나,예컨대
통화량을 늘려 투자를 늘리려고 한다면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은
강화될수가 없다.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고 경제체질강화는 투자증대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어떠한 투자든
국제적 기준으로 볼때 효율적이어야 한다.

투자증대의 목적은 경제체질의 강화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의
량보다 우리경제의 체질을 강화시켜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투자의 질이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투자는 물론 어떠한 기업활동을 하더라도 국제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는 그만큼 우리경제가 국제화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제적 기준의 원가와 제품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기업활동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경제는 앞으로 얼마든지 뻗어나갈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은 무어니 해도 기업의 생산적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수 있게 하는
여건의 조성에서 찾을수 있다. 성급한 캠퍼주사와 같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체질의 강화는 고통스러운 식이요법을 통해 체력을 회복시켜가는
과정에 비유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