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주요11개 나라중 한국은 술마시고 옷사는데는 최고이며 책과 신문을
구독하는데는 꼴찌라는 통계가 나왔다. 대강은 그러리라 생각한 일이어서
그대로 지나칠수도 있지만 곰곰이 음미해보면 충격적이 아닐수 없다.
이와같은 사회행태로서 우리가 과연 선진국이 될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술과 의류에 대한 지출은 소비이며 책과 신문구독은 준비와 축적이다.
준비와 축적은 게을리하면서 소비에만 열중인 나라가 다른 나라에 앞서서
선진국이 될수는 없다.

유엔이 85년을 기준하여 아태 11개국의 생활수준을 비교한 결과에서
우리의 실속없는 자화상이 드러난 것이다. 소득수준에 대한 적정한
지출수준을 100으로 했을때 술의 경우 한국은 191로 일본의 129,홍콩
81,태국 147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직물도 한국은 295. 9로 2위인
이란의 187과 3위인 파키스탄의 151보다 월등히 지출이 많다.

이에 비해 도서및 신문구입비는 홍콩의 156,일본 155,태국 105보다 크게
처지는 60. 3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결과는 기후나 생활관습등에도
원인이 있다고 하지만 큰 줄기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부인할수
없다.

더구나 책을 읽는데 뒤떨어져 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옷사입고 술마시는 당장의 과시나 기분풀이에는 능해도 내일을 내다보는
각고에는 소훌한 셈이다.

교육비지출비중도 한국은 다른 10개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본은
104인데 한국은 136이다. 책읽는 것은 꼴찌이면서 교육비지출 비중은 가장
높은것,이것이 우리의 교육풍토가 겉치레만 노리고 실속은 차리지 못하고
있는 현주소다. 이래가지고서 지식위주의 산업사회에서 어떻게 남을
제치고 선진대열에 합류할수 있을지 묻지 않을수 없다.

책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를 가지고 열을 헤아릴수 있는 것이다.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습성으로는 과학 기술 연구 개발 품질 작업등 모든
미래에의 대응을 알차게 할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행태로는 우리의 어떤 청사진도 쓸모없게 된다.

우리경제가 지금 어려운 것도 준비와 축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적당히
남의 것을 모방하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왕성한 집념도 철저한 준비가
없이는 허사다. 책을 읽는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마침 내년은
책의 해다. 실속없는 요란한 전시가 아니라 우리의 심성을 가다듬는 책의
해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