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악을 창조했다면, 소련 체제하에 살았던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의 고뇌와 고통을 토대로 우울감을 내재한 음악을 썼습니다. 완전히 대비되어 보일 수 있지만, 두 작곡가의 음악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현시대의 사회문제를 극복할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내년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는 지난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그가 정한 축제의 주제는 ‘스펙트럼 :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SPECTRUM : Bach to Shostakovich)’.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와 20세기를 호령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카바코스는 “바흐의 음악을 쇼스타코비치의 관점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바흐의 관점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면 우린 분명 더 귀중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희망, 자유, 사랑 등 우리가 바라는 삶의 가치들에 마음을 열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카바코스는 1985년 18세의 나이로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뒤 파가니니 콩쿠르, 나움버그 콩쿠르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란 별칭을 얻게 된 인물이다. 1991년 BIS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오리지널 버전(1903∼1904년작) 녹음 음반으로 그라모폰이 수여하는 ‘올해의 협주곡 음반상’을 거머쥐는 등 연주자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를 개발한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출이 ‘제로(0)’였다. 화이자 GSK 등 다국적 제약사조차 개발에 실패한 MASH 치료제 개발에 치중한 까닭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즈디프라’의 가속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전 세계 4억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던졌다.마드리갈이 한국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면 이런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 시장에서는 재무구조보다 기술의 잠재력을 중시하는 상장트랙(기술특례제도)으로 상장한다고 해도 유예 기간 5년이 지난 뒤 연매출 30억원을 올리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편입되기 때문이다.마드리갈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제 개발사이자 FDA 허가 신약 다섯 개를 보유한 앨나일람도 코스닥시장으로 무대를 옮기면 관리종목행(行)을 피할 수 없다. 연구개발(R&D) 투자로 손실이 누적되고, 자본금이 줄어들면서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기 때문이다.비만약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경쟁 후보로 꼽히는 미국 바이오텍 바이킹테라퓨틱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역시 최근 5년간 매출이 없다.남정민/안대규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 쉬인 등의 저가 제품 범람을 막기 위해 직구 면세 규정을 강화했다.미국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와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의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품에는 개인의 소액 구매품 면세 특례에 따른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미국 개인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800달러(약 106만원) 이하 물품을 구매해 배송받을 경우, 지금까지는 면세였지만 앞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는 얘기다.중국 기업들이 수입 업체를 통하지 않고 개인 상대 소매 판매에 주력하는 것은 미국 무역법 301조 관세 등 대(對)중국 무역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규정 남용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따르면 면세 한도 규정을 통해 미국으로 수입된 물품은 10년 전 연간 1억4000만 건 정도였지만 작년에는 10억 건을 훌쩍 넘었다. 미국 제조업 황폐화 우려가 커지자 정치권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행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나브테지 딜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면세 한도에 대한 우려를 설명하면서 “이런 구멍을 통해 외국 기업, 대부분 중국에 설립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미국 시장을 저가 제품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면세 제품은 수입할 때 까다롭게 검사하지 않는 데다 물량이 급증한 탓에 위험하거나 불법인 제품을 검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게 행정부의 설명이다.이번 조치는 중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에 적용되나 한국산 제품에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한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대상이 아니다. 다만 한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은 무역법 201조 세이프가드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