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밝혀져 정부와
경제계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은이 지난 1일 발표한 "2.4분기
국민총생산"에 따르면 올 2.4분기 국민총생산(GNP)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6.0% 증가에 그쳐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6.7%로 끌어 내렸다.

높은 경제성장률에 익숙한 우리 경제에는 낯설지 모르나 6%선의
경제성장률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또한 계산근거에 논란이 있을수는
있으나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로 제시된 6.8~7.2%에 비해 올 상반기성장
률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분기 경제
성장률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데다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재계의 압력으로 경제안정정책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한은은 상반기의 낮은 경제성장률이 경제안정정책에 따른
"거품"해소의 결과일뿐 경기침체가 악화된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그
근거로 무역수지개선과 제조업중심의 산업생산증가를 들었다.

산업별 성장률을 보면 서비스업은 1.4분기의 8.6%에서 7%로,건설업이 4.
3%에서 -2.7%로 각각 둔화된데 비해 제조업은 7.8%에서 8.6%로
건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수출이 9%
늘어났는데 수입은 2.4%증가에 그쳐 무역수지도 크게 개선되었으며
8월중에는 무역수지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6월이나 12월처럼
"밀어내기"수출덕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가 앞으로의 국제수지전망을
밝게 보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거품"이 걷히고 경제안정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정부측 견해를
어느정도 인정한다고 해도 현실이 그렇게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먼저 민간소비지출증가율이 1.4분기의 8.6%에서 2.4분기에는 7.0%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경제성장률보다 1%포인트를 웃돌고 있으며 정부지출은
1.4분기의 8.7%에서 9.5%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에 비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1.4분기의 8.6%에서 4.3%로 크게 낮아져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주요 원인이 소비억제보다 설비투자감소에 있음을 알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국제수지에도 마찬가지로 8월중 수출이 7.5% 늘어난데
비해 수입은 7% 줄어든데서 알수 있듯이 무역수지개선도 수출이 크게
늘어서라기 보다는 수입감소에 힘입은 것이 분명하다. 수입감소의 내용을
보면 일부 소비재수입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나 이보다는 원자재와
자본재수입의 감소가 두드러져 설비투자의 감소가 수입감소를 통해
국제수지개선에 영향을 미쳤음을 나타냈다.

따라서 과소비와 내수경기과열이 진정된 것은 분명하나 경제성장률이
6%선까지 낮아진데는 구조조정보다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영향이 더 컸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은 어떻게 되어야할 것인가. 현재의
경기움직임이 경기조정이냐,경기침체냐는 이분법적인 구분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재의 경기둔화에는 경기조정적인 측면과 경기침체의
요소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을 위해
경제성장을 어느정도 낮출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약간의 경기침체는 어쩔수
없다면 몰라도 경기침체국면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렇다고 통화공급확대등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 구조조정이
겹친 경기둔화추세를 뒤집기 위해 거시경제적인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클수 있다. 따라서 부문별 산업별로 정책방향을 조정하는
미시적인 접근방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먼저 정부지출을 줄여 재정적자폭을 작게 하고 민간부문에의
자금공급여력을 증가시켜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을 막아야겠다.
특히 연말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올해 하반기에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다 해마다 연말에 재정지출이 집중되었던 점을 고려할때
민간부문의 자금난과 함께 소나기식 자금방출에 따른 인플레심리의 확산이
우려된다.

둘째로 수출의존적인 경제구조상 수출경쟁력의 강화를 위해서도
설비투자를 회복시킬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한중수교를
계기로 생산성향상과 산업구조고도화를 이루지 못하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에 견딜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수경기진정도 좋지만 부문간 균형있는 성장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지나치게 인위적인 규제는 피해야 한다.
예를들면 주택건설할당제와 같이 행정규제를 남용하면 몇해안가 제2의
200만호 주택건설이 추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가안정이건
경기진정이건 행정규제로 억누르다가 갑자기 풀어주는 고-스톱식
경제운용은 지양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