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통공예예술의 산업화를 위한 진흥책이 시급히 마련돼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전통공예지원제도를 마련하거나 전통공예기술을 가르치는
교육제도를 마련해야한다는 주장도 일고있다.

현대화의 물결에 밀려 사양화되고 있는 전통공예를 전승보전하며 아울러
현대감각의 디자인과 결합,세계적인 문화상품을 개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공예인들을 키울 법적 장치가 구비돼야한다는 것이다.

문화재관리년보에 따르면 91년말 현재 국가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공예기술종목은 30종. 나전칠기 매듭 단청 유기 입사 자수 제와치묘선
옹기 망건 탕건 벼루 화살 전통 바디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음악(17종)무용(7종) 연극(14종) 놀이와 의식(22종)등의 무형문화재에 비해
지정 종목은 훨씬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전승자수는 2백36명밖에 되지않아 음악(7백40명) 연극(4백5명)
놀이와 의식(3백85명)에 훨씬 못미치고있다. 더욱이 이수자를 비교해보면
공예기술은 68명밖에 안돼 음악(3백56명) 연극(2백24명) 놀이와
의식부문(1백71명)과 비교가 되지 않으며 보유자가 8명인 무용이수자
86명에도 뒤떨어져있는 형편이다.

다른 분야보다 활로가 많지않고 사회의 관심도 적어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되지 못하는 것이 이처럼 이수자가 적은 이유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나전칠기등 칠기공예의 원료가 되는 옻칠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옻은 원료로서 모두 수출되고있으며 수출된 칠원료는 외국에서 가공돼
오히려 비싼 가격으로 역수입되고 있다.

김종태씨(문화재전문위원)는 최근 펴낸 "옻칠공예를 위한 옻나무재배및
정제"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옻은 약용 식용 특수접착제는 물론 비행기
군수품 선박도료 해저광케이블 구충제 혈액순환 노화방지에 쓰일 수있다는
것이 현대과학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대생활에서 옻칠은
생활공예에 막대한 영향을 줄수있으며 현대적인 공예품개발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소재가 되고있으므로 이의 대량생산및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힌다.

죽세공의 경우 우리나라의 유일한 죽세공산지로 알려져있는 전남 담양에도
대밭이 공장부지의 확장으로 인해 줄어들고있으며 경기지방의 한지생산도
그맥이 단절되다시피하고있다는 것. 이외에도 많은 전통공예가 그 빛을
잃고있다.

이에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전통공예를 살리고 활성화시키기위해서는 일본의
전통산업진흥법과 같은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일본은 "전통공예품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74년 제정,관련협회를 두는등
전통공예를 산업화하는데 일찌감치 눈을 떴다. 일본은 최근 이법을 전면
개정,전통산업대학을 세워 젊은 후계자를 육성하고 특히 뛰어난 장인에게는
전통공예사라는 호칭을 부여,그에 상응하는 예우를 하기로했다.

그리고 전통공예품의 수요를 창출,그보급을 확장시키며 전통공예에 대한
이벤트지원등도 마련했다.

임영주씨(전통공예관장)는 "고미술"여름호에서 "지금의 우리 공예계는
현대공예와 전통공예의 개념을 예술지향중심의 공예문화로
인식하고있다"면서 "그러나 공예라는 것은 본래 생활속에 기초하는
것으로서 전통공예는 지난시대의 삶의 수단으로서 만들어진 골동을 재생한
의미이상을 지니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통공예가 전승,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공예기능교육에서 전통공예기술을 가르치는등 교육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오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