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사"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맞고있다.

29일 관련상가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은 요즘 물놀이용품
야영장비 돗자리등 여름용품상가들이 예상외로 매출이 부진,울상을
짓고있으며 오락가락하는 장마로 수영장은 물론 여름한철을 노리는
해수욕장마저 피서객이 줄어 시설비조차 건지기 어려운등 여름장사가
전반적으로 안되고 있다.

미도파 뉴코아 한양쇼핑등 주요백화점과 전국적으로 70여개의 대리점등을
통해 텐트 배낭 버너등 레저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엠.에스스포츠에서
10여년째 영업을 맡아온 김일곤씨는 "올여름장사는 유례없이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소비억제캠페인에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작년이맘때 전국 유통망을 통해
하루 1천여개씩 나가던 텐트가 요새는 2백개 실어보내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시장의 여름장사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새로나백화점 바로 옆에서 비치백 튜브등 물놀이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박정일씨는 "하루 평균 매상이 예년의 3분의1 수준인 30만
~40만원에 그치고 있다"며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10년만에
최악의 불경기를 맞고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시장에서 여름용 죽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박금자씨는 "1만2천원짜리
고급부채에서 1천원짜리 싸구려 대방석까지 가격고하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매상이 뚝 떨어졌다"며 "하루 매상이 작년의 절반수준인
20만원을 넘지못하는 형편"이라고 한숨지었다.

소매상매출이 부진함에 따라 도매상도 고전하고 있다.

대방석 대돗자리 갈대발등 여름용 죽세공품을 도매하는 담양유통(성북구
종암1동 3의1342)의 경우 올여름들어 거래물량이 지난해의 20%선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철 인기상품인 갈대발의 경우 지난 여름엔 하루 2.5t 트럭 2~3대분을
팔기도 했는데 올 여름엔 가장 잘 팔리는 날에도 반트럭 채우기가
어렵다는것.

인천신포동에서 수도권지역의 피서지를 상대로 여름모자를
생산,도매장사를 하고있는 한지제모사는 주문이 계속 기대에 못미치자
휴업계를 준비중이다.

이회사 이용화사장은 "연초부터의 불경기로 인한 적자를 메워볼 생각으로
선캡모자를 대량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원단값도 못건질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인천등 수도권주민들의 여름휴식처인 인천 송도유원지도
불경기한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있다.

이곳 유원지 전병조영업부장은 "여름한철을 바라보고 각종 오락기를 전면
보수하는데만 10억여원을 들였는데 하루 1백여명도 찾아오지 않아 보수비도
건지기 어렵게됐다"고 하소연했다.

작년 이맘때엔 서울에서 오는 피서인파로 북적대던 서해안 피서지들도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치는 경기로 고전하고있다.

서포리 해수욕장의 고향식당주인 이정구씨는 "작년 이맘때 하루 30
가량나가던 횟감이 올해는 10 팔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이곳 리라여관주인 허복자씨는 "장사가 워낙 안돼 종업원도 내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수영장들도 때이른 장마가 계속되면서 적자운영을 면치못하고
있다.

도봉구 S스포츠센터 지배인 박기수씨는 "지난 봄부터 수영회원이 줄어들기
시작,방학이 시작된 7월들어 원상회복되기를 기대했으나 회원수가 작년의
3분2정도밖에 안된다"고 털어놨다.

여름경기를 재는 바로미터인 "서울 빠져나가는 차량행렬"도 작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도로공사는 지난일요일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이 작년의 3분의2에도
못미치는 7만여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