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을 도와주는 손이,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는 입보다 성스럽다"
물에 빠져 기력이 다해 허우적대는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했다.

도무지 헤어날수 없는 깜깜한 곤경에 처했을 때 구원의 손길이 뻗치면
순간 반사작용이상으로 몇배의 힘이솟구친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소기업-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그렇게 천덕꾸러기
건너다보듯 백안시하는 것 아니냐고 스스로 아픈 상처 집적거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인력 자금 판매난의 삼중고에 짓눌려 탈진상태에서 끝내는 초겨울 낙엽
떨어지듯 하고 마니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지난 1.4분기만도 무려 1천64개사가 부도를 냈고,1일평균 당좌거래정지
기업이 19개사였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연쇄부도로 이른바
"도산도미노"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3D기피현상의 심화등으로 어림잡아도 제조업의 인력부족이
올해 40만명을 훨씬 넘는단다.

"돈 그림자도 볼수 없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푸념은 차라리 비명이다. 당국의 자금지원 발표는
신문지상에서만 피는"화중지병"이란다.

미.일의 고급품이 위에서 누르고 고사리 이쑤시개까지 왕창 들여온 중국의
저가품이 밑에서 밀어올리니 우리제품은 도리없이 샌드위치가 돼 비명만
울리는거다.

"부도기업 도와줍니다"
"지푸라기라도."하던 중소기업계에 눈이 번쩍 띄는 소리가 울려왔다.
기업을 운영하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부도를 냈거나 도산한 섬유업계
대표들이 모여 자신들은 물론 많은 중소기업인들의 재기를 위한 모임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있는 것이다.

가칭 "팔기회"라 이름붙인 이 모임은 한때 부도의 쓰라린 경험을 한
라전모방 남재우사장(52)의 주도로 준비에 한창이다.

그들은 우선 컨설팅사업을 벌인다는것. 자신들의 체험을 살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업체에 무료경영진단과 자문을 맡겠단다.

또 하나는 실패사례를 모아 유형별로 분류,책으로 엮어 "산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팔기회"란 말할것도 없이 "칠전팔기"에서 따온 말이다.

금방 홍수환의 "사전오기"극이 떠오른다. 77년 11월26일 세계프로복싱
WBA 주니어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4번이나 연속 다운당한 끝에 5번째는
역습강펀치로 KO왕 카라스키야를 3회 KO로 눕히고 왕좌를 쟁취했던 기적의
드라마였다. 그것도 적지 파나마에서 말이다.

그래서 더욱 중소업계의 이 "팔기회"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