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덤핑공세에 맞서 국내철강업계가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와이어로프에 이어 핫코일 압연강판까지 미업계의 덤핑제소설이 나돌아
대미철강무역전선에 전운마저 감돌고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14일 보도한데 따르면 미업체들은 다음주중
약70여개의 외국압연강판업체를 제소하기위한 모임을 가질것으로 알려졌다.
제소대상에 한국업체가 포함되느냐 여부는 오히려 덜 중요한 문제가
돼버렸다고 철강업계의 관계자는 말한다. 당분간은 미국에 수출해온
국내업체들이 덤핑제소위기속에 스스로 위축되는 분위기라는 이야기다.
지난15일 대책회의를 가진 철강업계는 미국의 속뜻이 무엇이며 과연
어디까지 몰고갈지 알수없다는 반응이다.
이번에 제소당한 와이어로프의 경우를 보자.
미와이어로프제조업자협회가 미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청원서에는 덤핑마진율이 1백48.94%에 이른다고 주장하고있다.
제소당한 국내업체들의 반응은 이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수출물량의 70%이상을 차지해온 고려제강 만호제강 영흥철강등은 오히려
지닌 1년간 평균15%씩 가격을 올려왔다. 더구나 제소주체인 미국의
와이어로프업체들은 한국제품을 수입해 파는 입장이어서 더욱 납득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철강무역의 규제규범이 없는 상태에서 앞으로 1년간 진행될
MSA(다자간철강협약)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위한 경고성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제소설이 나도는 냉연강판의 경우에도 오히려 대미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고있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철산 핫코일에 원자재의 70 80%를 의존해온 냉연제품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전세계적인 가격하락경쟁속에서 수출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대미
수출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최근의 대미철강재무역수지를 보더라도 미국측의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수출액은 6억9천6백만달러로 전년보다 10%이상
줄어든데다 2억6천만달러의 적자까지 기록한 상태이다. 향후
대미철강분쟁해결방식의 모델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사건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무엇인가가 협회와 업체의 고민이다.
협회가 고려중인 방법은 현재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수출물량을 자율적으로 줄이겠다고 다짐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제소자가 요구하는 각종 절차수행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분쟁을
조기에 진화한다는 의미는 있다. 그러나 덤핑을 스스로 인정해 미리
알아서 규제한다는 선례를 남겨 반덤핑제소남용의 구실이 될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두번째로는 미국이 제시한 덤핑마진율산정기준이 무리가 있으므로
자신있게대응,최종판정때까지 대항하는 방법이다.
이방법은 이번에 제소된 업체들사이에서도 입장이 달라 의견이
갈리고있다.
비교적 큰 업체들의 경우 덤핑 무혐의를 입증할수 있으나 중소업체들의
경우 부분적인 덤핑혐의가 있는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협회측은 주로 부산지역에 몰려있는 이들 소형수출업체의
지도방안을 놓고 고민하고있다.
일단 5월하순으로 예정된 예비판정에서 무혐의판정을 받도록 최선을
다해야할것으로 보고있다.
다소 낙관적인 가능성이지만 미국측이 철회할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미업계가 반덤핑청원서를 제출한 시점인 현지시간 9일은 우리 정부가
자율수출규제(VER)를 대외적으로 발표하기직전이므로 미국업계의 의견이
그후 다소 달라질수 있지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대한 반덤핑공세가 여기서 끝나지않을것이라는데 업계는
불안해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