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기업들의 자금가수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의 총수요관리에 따른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 감소와 중개어음등을 통한 자금확보로 한동안 잠잠하던
자금가수요 현상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눈앞에 닥친 수요는 없으면서도 앞으로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자는 가수요 현상은 시중의 자금공급분에 대한 초과수요를
유발해 실세금리를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해왔다.
금융계의 관계자들은 총선이후 금융당국의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시중에서 빨아들인 유동성을 기업들에게 공급, 가수요를
잠재운 중개어음이 올들어 잇따른 금리하락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기업들이 만기가 돼 돌아오는 어음의 차환발행조차 어려운 실정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 이같은 가수요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개어음으로부터 자금이탈과 함께 증시침체가 지속돼 유상증자와
회사채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직접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따라 시중실세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이달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년짜리 회사채 유통수익률의 경우 은행보증채가 17일 연 17.7%,기타
보증채는 17.8%로 이달초에 비해 각각 0.3%포인트가 올랐다.
또 1년짜리 통화채 유통수익률도 연 16.5%를 기록, 이달초에 비해
0.4%포인트가 상승했다.
반면 단기 실세금리인 콜금리는 단자사간 1일물이 연 14.8%로 13-
14%대에서 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단자사의 한 대출담당 직원은 "올들어 적어도 지난달말까지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잉여자금을 처리를 위해 골몰해왔으나 이제는 사정이
바뀌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으로부터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전화문의가 잦아지고 있고 꺾기(구속성 예금)의 폭이 커지면서 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부담하는 실효금리 수준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