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간 총 자본투자와 연구개발(R & D) 투자가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밝혀져 90년대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일간 무역전쟁에서는
일본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경쟁력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일본의 설비투자를 포함한 자본투자 총액이 90년에
5천8백60억달러에 달해 미국의 5천2백40억달러를 6백20억달러나 앞선
것으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일본기업들은 또 90년 한해 동안에 8백억달러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7백50억달러 수준에 그친 미국업계를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기술우위를 바탕으로한 국제경쟁에서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선두에 나설
경우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미.일간 무역전쟁에서는 일본이
유리한 입장에 서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무공에 따르면 주일 미대사관은 최근 환율을 달러당 1백35엔으로
계산할 때 90년도 일본의 민간부문 산업별 연구개발 투자는 모두
8백억달러가 넘는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본국정부에 보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 담긴 연구개발 투자액의 계산방법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으나 미국정부는 89년의 경우 미국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7백17억7천만달러에 달한데 비해 일본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6백18억3천만
달러에 그쳐 외형에서는 미국이 일본을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연방 국제경쟁력 평가위원회는 일본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정부의 조세감 면조치를 비롯한 각종 장려정책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로는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경제연구소도 90년에 일본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미국과 같은 수준인
7백11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해 빙가만(민주.뉴 멕시코)상원의원과 미
경쟁력대책위원회가 주장하는 일본의 연구개발비 투자 우위를 뒷받침했다.
미국 경제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국가간 산업별 연구개발 투자 비교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국화폐의 실질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는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반론도 일부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미국립과학연구소는 미국과 일본화폐의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연구개발비 투자가 일본보다 많다는 분석도 하고 있으나
미국의 국민총생산(GN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일본과 독일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무공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