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이 종식된지 17년이 지났지만 POW(Prisoner Of War)와 MIA(Missing
In Action)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은 식지않고 있다. 둘다 생존여부가
불확실한 "전쟁포로"와 "작전중의 실종자"란 영문약자다.
이들을 소재로한 영화도 수없이 많이 제작됐다. 내용도 다양해서 더러는
밀림속에 갇혀있는 POW와 MIA를 구출하는 활극도 있고,극한상황에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비참한 과정을 고발한 내용도 있다.
J 샤프너감독의 "웰컴 홈"도 한 MIA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이미
월남전에서 전사로 처리된 한 공군장교가 어느날 갑자기 재혼한 부인과
아들 앞에 나타난다. 아버지가 전장의 비겁자였기보다 용감한
전사자였기를 바라는 아들과의 갈등이 관객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마지막에 의붓아버지가 친부자간의 원만한 관계를 중재하는 장면이
감명적이다.
월남전은 미국에 정신적곤욕과 사회적갈등을 안겨주었다. 전선없는
밀림에서 보이지 않는 적들과의 전투보다 혼란스러운 국론의 분열이 더
참기힘든 고뇌였다. 후유증도 심각해서 수많은 참전용사들이 심한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켰다. 월남전의 영웅들이 사회의 냉대속에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현재 미국이 월남전 POW와 MIA에 쏟는 관심도 어쩌면 전쟁후유증 치료책의
하나다. 미국은 작년4월 월남정부와 "MIA.POW의 생사확인및 송환문제"를
다루는 하노이사무소설치를 합의하고 금년 2월 트린 월남주유엔대사가
"이제 월남내 생존한 미군실종자가 없다"고 재천명했으나 희망을 버리지
않고있다.
29일 알려진 6명의 한국군 MIA생존소식이 충격적이다. 67년 국군장교로
월맹포로가 됐다가 탈출한 재미교포 박정환씨(50)의 증언을 미재향군인회가
확인했다는 것이다. 백마부대 박우식대위 박성률병장 김인수상병,그리고
성명미상의 용사13명이 더 있다고 한다.
생존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그야말로 지옥에서
되살아나온 자식과 남편을 맞는 기분일게다. 2명의 용사들은 북한으로
갔다지만 어디고간에 살아있다면 재회의 날을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유감이 있다면 우리정부는 왜 일찍부터 한국군 MIA의 생존여부에
관심을 갖지 못했을까란 점이다. 월남은 아직까지 사회주의국가지만
최근에는 우리와 대소간의 교류를 트고있다. 우리에게는 월남전 후유증이
없었단 말인가. 지금부터라도 또다른 생존자여부를 확인하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