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이후 단자사의 중개어음 시장에 몰렸던 사채자금이 최근
중개어음 금리가 하락, 다른 금융상품과의 경쟁력이 낮아지자 외국은행
쪽으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계 및 명동등지 사채중개업소에 따르면 중개어음 금리가 지난
11일 연 18%에서 17.5%로 하락한 반면 시중실세금리가 18%대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보이자 중개어음 시장에 유입됐던 사채자금이 고금리를 쫓아
외국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변칙금융 및 자금흐름 개선을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당국의 특별검사가 잇따르자 이의 사각지대인 외국은행이 사채전주와
"자금조성"이라는 변칙적인 기업대출을 일삼아 영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급전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사채전주를 통해 외국은행에 예치된
자금을 실세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높은 금리로 조달하고 사채전주는
대출금리와 실세금리의 차이를 기업과의 이면계약을 통해 보전받는다는
것이다.
사채전주들은 최근 일부 그룹계열사마저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부도때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데다 금리도 낮은
중개어음 보다는 외국은행을 끼고 고금리를 보장받는 편이 낫다고 판단,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개어음의 발행규모는 지난 1월말 현재 2조7천4백64억원을
기록하며 작년말보다 배증했으나 지난 11일부터 하루 발행규모가
5백억원에서 2백억원 수준으로 급감추세를 보이면서 지난 20일 현재
3조1천6백22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사채자금이 주종을 이루는 개인투자가 전체 중개어음 발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월말의 45.2%(1조2천4백억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42.4%(1조3천4백억원)로 감소했으며 이 기간중 절대규모의 증가폭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명동의 한 사채중개업자는 "전주들이 3개월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현금으로 상환해 외국은행에 예치하는 사례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추세는 어음의 상환만기가 집중돼있는 3월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