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노예상태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있다. 그것도 한두사람이 아니라 무려 1천3백50명이나 된다.
12일 워싱턴 포스트지는 일제시대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징용으로
끌려가거나 정신대로 끌려갔던 사이판섬에 노예노동에 시달리는 근로자가
무려 1천3백50명이나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판섬은 2차대전때 미국으로 편입돼 미국법의 지배를 받는 엄연한
미국영토이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미노동부관리의 말을 인용,보도한바에 따르면 이지역의
6개의류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도망을 못가도록 울타리가 쳐진
기숙사에서 합숙을 하며 작업역시 경비원들의 감시속에 중노동을 한다는
것. 토요일과 일요일도 없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하루11시간씩,일요일에는 8시간30분씩 일을 한다.
임금은 시간당 1.63 ~ 1.75달러로 사이판섬이 속한 북마리아나
아일랜드공화국의 시간당 최저임금 2.15달러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대부분 중국 남동부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보통 2 3년의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모두 공장주에게 빼앗겨 마음대로 다른 곳으로 갈수도
없다는 것.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버젓하게 "메이드 인 유 에스에이"의 상표를 달고
관세없이 미본토로 들어오고 있다.
6개공장의 주인은 한사람으로 탄훼밀리라는 가족이 전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노동부는 탄훼밀리의 사이판공장 연간 매출액이 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탄훼밀리는 이곳 외에도 필리핀 홍콩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은행과 선박회사도 보유하고 있는 재벌이라고
노동부관리는 밝히고 있다.
미노동부는 탄훼밀리를 노동법위반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90년에도 고발당했으나 3백만달러의 불법착취임금을 근로자들에게
돌려준후 나중에 다시 뺏은 것으로 드러나 이번고발로 노예노동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과연 혜택이 돌아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노동부는 사이판섬이 임금이 싼데다 미국령으로 관세없이 미본토에
물건을 팔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