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국내 노사관계가 전반적으로 안정화 추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는 오히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자동차공업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노사분규로 인해 9만5천7백대, 7천96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으며 노사
문제로 인한 부품업체들의 생산차질도 4천34억원에 달해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이 모두 1조1천1백3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의 이같은 생산차질은 지난 90년의 5만4천대에 비해 무려 4만대
이상 늘어난 것이며 생산차질액도 90년의 5천40억원의 배를 넘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3대
메어커가 모조리 장기분규에 시달렸으며 쌍용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도
노사분규 홍역을 치렀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6월말 사상 처음으로 1개월이 넘는 장기분규가
발생, 부품업체의 분규로 인한 생산차질 1만6천대를 포함해 모두
4만2천여대, 2천9백40억원의 생산차질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자동차도 노조집행부의 구속에 따른 농성 및 파업으로 지난해
4월중에 20여일간 조업이 중단돼 1만3천대, 9백71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별다른 노사분규가 없었으나
하반기들어 잔업거부와 태업 등이 빈번하게 발생,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수백억원씩의 생산 차질을 빚었으며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에만
1만9천대, 1천1백58억원의 생산차질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특히 올들어서는 노사분규가 더욱 악화돼 승용차의
생산이 전면 중단상태에 빠졌으며 수출선적도 중단되고 있으나 노사간에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분규가 장기화쪽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최대 메이커인 현대자동차가
연초부터 극심한 노사분규에 휩싸이는 등 올해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은 국내 자동차업계가 올해 또다시
장기분규를 겪을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는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려워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