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북한주석의 신년사는 91년을 "준엄한 시련의해"로 규정하고
"12.13남북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지금 북한이 당면한 최대과제인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도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런 사실에서
92년은 한민족 통일문제가 가시화되는 원년으로 기록될것 같다.
김주석은 신년사의 앞부분에서 "올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나서는 가장
중요하고 긴절한(간절한)과업은 전력과 석탄생산을 늘리고 철도운수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인민들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는
농업과 경공업을 발전시키려면 앞의 선행부문들이 충족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곧 북한의 에너지부문을 비롯해 사회간접자본의
취약점이 극심한 산업부문간 불균형상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특히 주목되는것은 93년으로 마감하는 제3차 7개년계획의 성과에 대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의 예로
보아 경제가 아주 부진한 실정임을 시사해주는것이다. 뿐만아니라 새로운
건설사업보다도 무산광산,흥남비료,2.8비날론연합기업소등 이미 착공내지
추진중인 사업의 조속한 완결을 강조하고 있는 사실에서 계획부진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모든 공장들의 "만부하"(풀가동)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점은 가동률이 저하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경제의 긴박성에도 불구하고 김주석의 신년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체사상"을 더욱 공고히 해야할 것이라는 주장을 더욱
강하게 되풀이 하고있어 생산성의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찾아볼수 없다. 반면 그의 신년사는 남북은 물론 해외에 있는 각계각층
동포들이 "힘있는 사람은 힘으로,지식있는 사람은 지식으로,돈있는 사람은
돈으로"통일과업에 기여해 줄것을 촉구하고 있는 점이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이는 북한이 대내적으로도 92년을 정경분리의 시동을 본격화
해보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써 중국식사회주의 건설노선을 따르려는
징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오는 2월의 6차고위급회담을 계기로 "12.13남북한합의서"가
효력을 발생하고 이를 기초로 7천만겨레가 갈망하는 모든 부문에서의
상호교류가 점진적으로 실현되기를 고대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