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8월의 소련사태는 소련공산당의 붕괴와 더불어 세계의
세력균형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시키고있다. 지난 반세기동안
미국과 더불어 세계질서의 양대축으로 작용해온 소련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게된 것이다.
미국은 80년대이후 경제력이 두드러지게 저하돼 세계경제에서의 지배적
지위는 약화됐으나 올해도 걸프전쟁에서 승리와 소련이라는 견제세력의
사실상 와해등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은 다시 강화됐다고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무역마찰등 대외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있어서 정치적인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경제문제해결에 정치적인 변수를 개입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력을 갖고있는
EC(유럽공동체)와 일본이 앞으로의 세계질서구축에 있어 미국과 공동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연방체제의 와해는 소련만의 문제로 끝나지않고 유고슬라비아등
동유럽의 민족문제, 그리고 EC통합과도 관련돼 소.동구를 포함한
유럽전체의 재편이 예상되고있다.
소련공산당의 몰락으로 공산세계의 지도국이된 중국의 공산당정부는
서방측의 끊임없는 민주화압력에도 불구,체제수호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그러나 쿠바등 다른 사회주의국가들에 대한 소련의 군사 경제적
지원감축내지 중단으로 이들 국가의 공산당도 조만간 쇠퇴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사태이후 군사적 측면에서 동서양진영간의 대립관계 완화로 국제적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한편 앞으로는 소련경제가 서방경제체제에 편입될
것으로 보여 세계시장이 확대되고 자원공급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단기적으로 소련의 본격적 경제개혁추진에 따른 자금수요증가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사정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소련의 변화는
결국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정신에 입각한 자유무역원칙이 많은
무역협상에 있어 기본원칙으로 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차별적인
보호무역정책이 필요에 따라 사용되고있다. 국가간 상호의존이 점차
심화되고 무역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원칙을 중시하는 명분위주의
무역관계보다는 자국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실리추구의 무역관계가 정착될
전망이다.
각국의 통상정책이 자구이익추구에 중심을 두면서 국가간의 무역분쟁이
점차 확산되고있다. 정부보조금지급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견해차이는 좁혀지지않고있으며 수입규제조치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수입규제조치의 대표적수단인 반덤핑조치의 경우를 보더라도
덤핑기준자체가 매우 자의적이며 국가간에 상호 보복적으로 덤핑제소가
이루어지는등 과도한 수입규제조치의 남발은 세계무역확대의 저해요인이
되고있다.
새로운 자유무역질서 수립을 목표로 진행중인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은
연내타결을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에도 농수산물 분야에서의 미.EC간대립과
일부개도국들의 반발로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참여국간의 이해관계대립등으로 다자간 무역질서 수립이 지연됨에 따라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경제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국가끼리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등 지역주의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92년말로 EC통합이 눈앞에 다가왔으며 미국은 북미자유무역지대결성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확고한 경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경제협력체제의 구심점이 되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무역시장은 미국 일본 EC를 중심으로하는 3개권역으로
블록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의 세계경제는 미국과 영국의 경기가 되살아나고 중남미개도국경제의
구조개혁정책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어 2.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경제전체로는 미국및 EC경제의 회복과 일본의 견실한 성장으로 올해
1.1%에서 내년에는 2.8%의 완만한 성장세회복이 예상된다. 미국은 올해의
마이너스성장에서 내년에는 2.9%,일본은 3.6%,EC는 2.4%의 성장이 각각
예상된다. 아시아NICS(신흥공업국)는 7.2%,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7.8%의 성장이 각각 예상된다. 이같은 세계경기의 호전으로 내년중
세계무역신장률은 올해의 3.1%에서 5%대로 회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