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해상보험이 관련규정을 어기고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고려시스템 회사채에 대해 보증을 해준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제일화재는 한국보증보험이 지난 6월
고려시스템의 회사채 50억원에 대해 보증보험증권을 발행하면서 사고
발생에 대비한 보증을 요구하자 자산운용준칙을 어기고 연대보증을
해줬다는 것이다.
고려시스템은 발행한 회사채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 이를
책임지겠다며 백지 어음을 발행했는데 한국보증보험측이 추가보증을
요구하자 사실상 한국화약 그룹 계열사인 삼진화학과 제일화재가 이
어음에 배서, 연대보증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회사는 재무부가 마련한 자산운용준칙의 보칙 제 37조에 따라
유가증권 대여를 제외하고 타인을 위해 소유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채무의 보증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제일화재는 한국보증보험이 구상권을 행사할 경우 대신 이를
물어줄 수 밖에 없어 고려시스템 파산에 따른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화재는 지난해 11월에도 부동산을 담보로 고려시스템에 41억원을
대출해 줬었다.
이와관련 한국보증보험 관계자는 한국화약 그룹측이 고려시스템의
어음을 교환해 주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오고 있어 제일화재측에 구상권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험감독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준칙을 어기고 보증을 해준
제일화재는 물론 이를 요구한 한국보증보험도 문제가 있는 만큼
관련사실을 조사해 이들 회사를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