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건설경기 진정대책에 반발하고 있는 주택건설업계가
분양가자율화를 건의하는 한편 공영개발택지반납과 분양가통제에 대한
헌법소원제출 을 계획하는 등 정부당국과의 정면대결도 불사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주택사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5.3", "7.9", "9.4" 등 잇따른
건설 경기 진정대책이 발표된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이진설 건설부장관이
전국 시.도 지사회의를 주재, 민간공동주택의 사업승인을 유보하거나 전면
중지토록 함에 따라 주택건설업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주택사업협회는 이에따라 <>공공기관이 공급한 공영개발택지로서
토지사용이 가능한 사업은 연내에 분양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승인이
유보될 경우 비업무용토지에 해당되는 택지도 연내에 분양할 수 있도록
하며 <>공영개발택지를 반납하면 이미 납부한 택지대금 및 적절한 금리를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할 것 등 3개항을 9일건설부에 건의했다.
협회는 또 회원사인 1백17개 주택건설 지정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오전 10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주택분양가 및
공영개발택지에 관한 간담회"를 갖고 전용면적 18평 이상의 민영아파트에
대해서는 분양가를 자율화, 업계 자체적으로 상한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다.
협회는 이와함께 오는 15일 하오 2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회의실에서
전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영주택 분양가격제도 개선에 관한
대토론회"를 개최, 토론내용을 토대로 건의문을 작성한 뒤 정부당국에
제출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정부당국의 건설경기 진정대책에 별다른 반발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중소주택사업자협회도 이번에는 주택사업협회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회원사인 2천여 주택건설 등록업체들을 대상으로 자금난 등
애로사항을 파악, 건의문 작성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주택사업협회 관계자는 이와관련 "1백여 회원사가 공영개발택지
5백67만2천평을 매입키로 하면서 선납한 대금이 4조1천3백3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분양연기 등으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금액이 2조2천1백29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공동주택의 사업승인마저 동결될 경우
자금난으로 고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회원사는 현재의 분양가통제가 시장경제의
원리를 도입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관계기관에 헌법소원을 제출하자는
제안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번 건의안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회로서는 회원사 60% 이상의 찬성을 얻어 ''중대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주택건설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러나 대통령선거, 총선 등 각종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정부당국으로서는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예상돼 주택 2백만호 건설의 무리한 추진에 따른 후유증이
쉽사리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