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선해주는 신종 직업소개업소인 이른바 `헤드 헌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과열 스카우트경쟁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으나 이에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인재를 뽑아가는 업체들의 대부분이 외국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영업이 번창할 수록 `두뇌유출''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직.간접적
손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 관계자등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에서 비서직,판매
전문가,첨단기술 보유자에 이르기까지 `인재사냥'' 에 나서고 있는 `헤드
헌터산업''이 국내에 상륙한 것은 지난 87년이후로 현재 (주)이마인터
내셔널, 보이든, 산동회계법인, TAO 인터내 셔널, 탑컨설턴트, 서치앤
인터내셔널, 스타 커뮤니케이션, TASA, 유니코, SH장 등 10여개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 외국인 상사등에 인재 소개, 거액 챙겨 ***
이들 업체들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요청해 오면 미리 확보해
둔 `인재 명단''을 토대로 2-3개월여 동안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선정작업을 벌여 대상인물을 확정한 뒤 비밀리에 접근, 직장을 옮기도록
알선해 주고 소개해준 기업측으로부터 70만-7백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기는 방법으로 연간 평균 1억원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혈연,지연, 학연등을 통해 인재를 확보해 두는 방법외에도 국내
영자신문에 광고를 내 고급인력을 공개적으로 유인하는가 하면 대기업
인사과에 침투,전문직 경력자에 대한 정보를 빼내는 등 고급 인력
스카우트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스카우트 경쟁 때문에 기존의 직장에서 인사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주저없이 직장을 옮기는가 하면 보다 나은
이직자리가 없나 신경을 쓰느라 업무를 소홀히 하는 폐해도 생기고 있다.
일례로 L그룹 산하 경남 울산지사에 근무하다 올해 초 외국인 상사로
직장을 옮긴 이모씨(35)의 경우 " 본사에 서울근무를 지원했다가 거부당한
뒤 예기치 않았던 `헤드헌터''로 부터 ` 월급 2백만원에 서울에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소개해 주겠다'' 는 연락을 받고 즉시 직장을 옮겼다" 고
말했다.
컴퓨터 제조판매업체인 I 사의 한 관계자는 " 전자 산업의 붐을 타고
기업들간에 고급 기술자를 빼내 가려 과열 경쟁이 붙은 상황에서
기술자들의 이직을 부추기는 직업소개소까지 활개를 쳐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토로했다.
이들 `헤드 헌터''들은 또 당국의 허가 없이 버젓이 불법 영업을 하면서
거의 대부분 탈세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법규상 직업소개 행위는 직업안정및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돼 있고 일정한 자격 기준이 필요하나 이들 업소들은 이같은
규정을 아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직업소개소 운영자의 경우 35세 이상의
공인노무사나 <> 노동행정 종사경력 15년 이상 또는 직업상담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 <>국가공무원.지방공무원.교원으로서
근무한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등 까다로운 자 격요건을 갖추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주)이마 인터내셔널 김국길부사장(49)은 "미국 포츈지가
선정하는 5백대 기업의 90%이상이 헤드헌터를 통해 전문경영인등을
영입하고 있다"면서 "헤드 헌터 산업을 직업소개소의 범주에 놓고 현행
법규로 다스리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