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된 대한항공 보잉747기 사건에 대해 소련측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례적으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회에 걸쳐 연재한
"추정과 사실-한국보잉747기 비밀에 대한 재고찰"이라는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사고여객기의 정상항로 이탈 경위와 일본측 지상전파탐지
초소들의 당시의 모호한 행위를 규명하는 것이 사건 파악의 본질적인
단서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의 이같은 보도는 KAL기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만8년만인 오는 9월1일 사고해역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있어 이 사건에 대한
진상이 새삼 국제적관심을 끌고 있고 한국정부의 자료제출 요구등과 관련,
그동안 냉랭한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소련군부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동집필한 소련공군 공훈항법사 B. 두진대령과 이
신문전투훈련부장인 A. 콘티예프스키 해군대령은 보잉747기가 당시
앵커리지 공항에서 이륙직후부터 예정방향보다 소련해안쪽으로 10도가량
기울어져 있었으며 따라서 처음에는 미비했던 항로이탈이 5시간반후에는
6백60도까지 소련영공을 침범하는 착오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고여객기의 정상항로인 R-20은 비행의 견지에서 볼때 복잡한
항로가 아니며 동체에 장치된 최첨단 전파탐지기의 정확한 좌표 판정
미국.일본.한국의 간단 없는 비행지시, 그리고 치밀하게 배치된
무선통신망에 비추어 항로이탈은 절대 불가능하며 따라서 항로를 잃었다는
서방측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당시 사고조사위원장인 키르사노프 공군원수의 말을
인용, 블랙박스의 기록이 알려지지 않아 정확한 항로이탈 원인은 알수
없으나 앵커리지 공항에서 누군가에 의해 동체의 전파탐지기를 고의적으로
고장나게 했거나 승무원들이 첨단장비의 기능을 과신한 나머지 이같은
고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사고기 승무원들이 4번이나 통과지점을 지나면서 약정부호로
통보하는 과정에서 실제 위치와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사전에 계산된
좌표만을 알림으로써 항로확인을 등한시 했을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다.
또한 사고여객기와 소련 전투기들 사이의 무선대화를 감청했던 일본의
지상전파 감시초소들이 소련측에 민간여객기라는 정보를 알릴수 있었는데도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이 신문은 당시 쿠릴열도 동부 일본 홋가이도에 위치한 군용 및 민간용
전파탐지초소 기술자들이 격추직전 최소한 20분동안 현실적인 위급상황을
알수 있었으며 KAL기에 대해 외국추격기의 명령에 복종하라는 신호를
보낼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방공군 지휘부로부터 목표기의 국명을 알아보고 경고신호로
착륙토록 명령을 받은 조종사 오시포비치 중령이 KAL기에 모든 신호를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던데다 당시 달이 없는 밤에 구름마저 끼어
목표물을 전혀 식별할수 없었으며 비행기 꼬리에서 깜빡이는 신호등만으로
그것이 여객기임을 말할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지난 78년 10월 20일의 무르만스크 사건을 거론, 당시
대한항공 707여객기의 항로 이탈 경위가 상상하기조차 힘들정도로 엉뚱한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한항공사가 두번씩이나 소련의 중대한 군사시설
위를 비행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