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막강했던 소련 공산당의 분열이 불가피하며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올 가을 당서기장직을 사임해야할 것이라고 당정치국원이며
강력한 모스크바시당 제1서기인 유리 프로코피에프가 19일 말했다.
최근 급진개혁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고 있는 프로코피에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직과 당서기장을 겸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때는 두 직책의 겸직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이것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는
명예직인 당의장직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5일의 당중앙위 전체회의는 고르바초프를 당서기장직에서
물러서게 할 권한이 없고 당지도자문제는 올 가을의 특별 당대회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서방 선진 7개국 지도자들과의 런던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영국 TV와의 회견에서 앞으로 비공산주의자가 소련을 이끌어갈
날이 올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산당의 강경파
다수는 그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저지하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코피에프는 당의 분열이 최근 공산당에서 탈당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민주개혁운동(DRM)의
결성으로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산당이 DRM과 새로 선출된 러시아공화국 부통령 알렉산드르
루츠코이가 결성한 러시아공산민주당을 지지하는 "우파"와 금주
스탈린주의자인 니나안드레예 바 주도하에 볼셰비크 정강을 채택한
정통파 공산주의자들인 "좌파" 등 3파로 갈라질 가능성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프로코피에프는 이들 좌우 양 진영이 모두 "야심적인 기분"으로 오는
25일의 당중앙위 전체회의에서 당의 장래에 관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련 15개 공화국 공산주의자들이 각자의 독자적 구조를 형성하게
됨에 따라 한때 하나로 뭉쳤던 공산당이 취약한 연방기구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중앙 아시아의 공화국들에서는 공산당이 아직도 집권당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몰다비아에서는 반쯤 합법화된 상태이며 그루지아와
아르메니아에서는 사실상 불법화돼 있고 러시아 , 우크라이나,
백러시아에서는 최근의 선거에 뒤이어 공산당이 집권당의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