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구만리동 서울여자상업학교(교장 김성호.55)가 학교측의 비리를
문제삼는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일부 학생들도 학교문제가 외부로 알려
지면 취직이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이 교사를 감금한채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려 말썽이 되고 있다.
15일 하오2시께 이 학교 학생회 간부를 중심으로 학생 40여명이
상업영어 담당교사 박익환씨(37)를 본관 3층 회의실로 끌고가 박교사가
교육부에 제출하려던 여름 교복값등에 관한 학교측 비리관련 진정서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30여분간 감금했다가 풀어줬다.
박교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박교사의 진정서가 제출되면 학교가 감사를
받는 등 교내비리가 외부로 알려져 자신들의 취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면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것.
이에 앞서 학교측도 이날 상오8시반께 임시교직원 회의를 열고
"박교사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근무지를 무단이탈했으며 수업시간에
교복문제로 학생들을 선동해 교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박교사를 직위해제했다.
이와 관련 박교사는 "지난 7일 상오 학교 휴게실에서 교복 공급업체를
공개입찰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동료교사 3명에게 폭행당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어 교장에게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 오겠다''고 보고한
뒤 조퇴했으며 이튿날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진단서를 첨부한 병가원을
냈기때문에 무단이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교사는 또 교복값 문제에 대해 "학교측이 학교앞 S, H 교복사등
2개업자가운데 같은 품질의 교복을 2만8천원에 공급하는 H사 대신
3만2천원에 파는 S사를 공급 업자로 지정, 학생들에게 S사에서 사도록
강요하고 있기때문에 이의 시정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학생들은 "담임 교사들이 H사에서 교복 구입계약을 맺은
학생들에게 해약을 강요하고 있어 교복 착용대상인 1,2학년 학생
1천6백30여명 가운데 1백여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S사에서
4천원씩 더주고 교복을 맞춰 입었다"고 말했다.
박교사와 학생들은 또 "학교측이 교복 문제외에도 각종 학습도구,
스승의 날 꽃값등을 공급업자들과 짜고 시중가보다 비싸게 책정, 차액을
챙기는 비리를 많이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유웅환교감(520은 "H사가 S사에 비해 장사가 잘
안되자 일부러 교복값을 낮춰 학생들에게 악선전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리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