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미국내 취항도시 수가 대폭 늘어나고 이원권 행사가 가능해진
새로운 내용의 한미항공협정이 15일 체결됨으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양국적항공사의 미국내 취항도시 배분이 중요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새로운 항공협정에 따라 미국 본토 밖의 앵커리지, 페어뱅크스,
사이판, 괌과 함께 본토 내 6개의 불특정 지역이 우리 항공사의 취항
가능도시로 등장했으나 본토 내불특정 취항가능 도시 중 현재 양 항공사가
가장 원하는 곳으로는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아틀란타, 시애틀, 달라스
등 몇몇 특정도시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원권 행사가 가능해진 남미와 유럽지역의 도시 중에서는 우리
교포가 많이 있는 브라질의 상파울루가 현재 가장 빠른 시일내에 취항이
유력한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양항공사 모두 취항이 가능한
미국내 취항도시의 노선권 배분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양 항공사의
마찰이다.
지난해 정부에 의해 마련된 국적항공사 육성지침에 따라 아시아나의
취항이 불가능한 남미와 유럽지역의 경우 노선권 배분에 문제가 없으나
양 항공사의 취항이 가능한 미국의 경우 항공사 특성상 양항공사 모두
승객 수요가 많은 도시에 취항을 희망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도시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다.
항공협정이 체결되기 전에도 부정기편으로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괌,
사이판등을 취항해 왔던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에 새로운 항공협정의
체결로 앞으로 정기편운항이 가능해짐에 따라 일단 이들 도시에 대한
기득권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로스엔젤레스 취항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가장
우선적인 취항도시로 시카고를 내세우고 있으며 항공기 보유대수와 규모상
갑작스런 항공노선 팽창은 불가능하지만 일단 유리한 노선의 선점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부의 국적항공사 육성지침에 따른 미주노선 배분원칙은 양항공사
1:1 배분에 노선권 선정의 우선권만 대한항공에 주어져 있는 상태이나
양항공사 모두 똑같은 도시에의 취항만을 원할 경우 분쟁발생의 소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항공업계 주변의 관측이다.
결국 양항공사의 원만한 타협과 교통부의 적절한 노선권 배분이
뒷따르지 않을 경우 우리 항공사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취항도시가 늘고
이원권 행사가 가능해져 일단 성공작이라고 평가받는 새로운 항공협정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양항공사의 미주노선 배분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