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열 건축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건설업체에 대한 은행 대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입주자들이 은행융자로 대체키로 돼 있던 아파트분양
잔금을 일시에 현금으로 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연초 주택건설자금으로 지원키로 했던
1조9천억원중 5천억원을 최근 건축경기과열을 이유로 삭감, 주택은행을
비롯한 전은행이 오는 9월말까지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처 대출을 받지못한 일부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분양때
입주자들에게 은행융자로 대체해 주기로 약속했던 잔금을 일시에 현금으로
내도록 통보해 입주 예정자들이 갑자기 많은 돈을 구하느라 애를 먹는가
하면 일부는 잔금을 구할 길이 없어 본의 아니게 아파트를 전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협성종합건설(대표 정철원. 중구 중앙동 4가 81의1)의 경우 부산근교
경남 양산군 물금면 교리에 짓고 있던 국민주택규모 아파트 3백90가구분을
지난해 4월에 분양 (9월초 입주예정)하면서 가구당 7백만원씩의 입주잔금은
업체가 주택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대체키로 약속했으나 최근
입주예정자들에게 "은행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으니 잔금을 입주 전까지
현금으로 일시에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서민이 대부분인 입주예정자들은 분양후 3개월마다 내는
5백만-6백만원씩의 중도금 마련 때문에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터에
입주잔금마저 일시에 현금으로 내기는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주택은행등은 "업체에 대한 대출은 중단했지만 개인에 대해서는 계속
주택자금융자는 해주고 있다" 고 밝혔으나 자기은행에 재형저축이나
주택부금을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어
계약금이나 중도금 마련을 위해어쩔 수 없이 이자율이 높은 사채를
빌리거나 본의 아니게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외에도 입주를 2-3개월 앞두고 있는 부산시내 10여곳의 아파트
입주예정자 1만5천여명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취한 조치로 돈없는 시민들만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민주택규모 이하에 대해서는 업체에 대한
자금대출을 재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