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자금난을 반영, 금융기관들의 해외중장기차입및 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을 통한 해외자금조달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해외차입 수요증가로 차입조건이 악화돼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늘고 해외자금조달마저 어려워지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14일 재무부및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의 해외중장기차입이 재개된
지난해 차입규모는 18억달러였으나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차입을 완료했거나
교섭중인 금액은 2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한햇동안 금융기관들의 중장기 해외차입규모는
50억달러에 달해 작년의 3배 가까운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 올 중장기차입 50억달러 예상...금융기관 ***
특히 올해는 소련에 제공키로 한 경협자금마련을 위한 해외차입확대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금융기관별로는 수출입은행이 양키본드 2억~3억달러를 포함, 16억달러를
차입할 예정이고 산업은행도 18억달러의 차입계획을 진행중에 있으며
시중은행들도 기업들의 시설재 수입자금용으로 해외차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들어 은행외화대출자금의 70%를 중장기재원으로 조달토록 규정해
놓은데다 한은보유고의 금융기관예탁마저 줄고 있어 금융기관들의 해외
차입액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해외투자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해외증권발행을 크게
늘리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실적은 해외증권발행이 허용된 지난 85년부터
89년까지 5년간 6건 1억9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작년 한햇동안에는 7건
2억7천만달러로 늘고 올들어서도 연초에 다소 주춤했다가 3월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 이날 현재까시 승인분을 포함, 2억5천5백만달러어치가
발행됐다.
*** 증권발행 작년 총액에 육박...기업체들 ***
올해 해외증권발행실적을 보면 진도가 CB(전환사채) 1천8백만달러,
코오롱이 CB 2천9백만달러, 아남산업이 CB 3천6백만달러를 발행했고
삼보컴퓨터가 CB 3천만달러, 삼성전자가 DR(주식예탁증서) 1억달러,
선경이 CB 4천2백만달러를 발행할 예정으로 증권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밖에 포철이 2억달러, 금성사가 7천만달러 상당의 해외증권발행을
추진중에 있으며 쌍용양회 대우통신 유공 현대정공 동양나이론 동양시멘트
한양화학등도 연내 해외증권발행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해외자금조달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의
차입금리나 증권발행프리미엄이 불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해외차입의 경우 지난해에는 통상리보 (런던은행간 금리)에 0.1~
0.2%를 더한 금리나 리보보다 낮은 수준으로 차입하곤 했으나 올들어서는
차입기관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리보에 0.4~0.5%를 얹은 금리로 차입하고
있어 금융비용부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금융시장여건이 나빠짐에 따라 차입조건이 호전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기업이 발행하는 해외증권의 경우 작년초만해도 70~1백10%의 프리미엄을
보장받을수 있었으나 프리미엄이 15%정도에 그치고 있다.
프리미엄이 낮아지는 것은 당초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면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한국계 증권값의 하락으로 볼수 있다.
재무부는 국내여신부족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차입확대는 불가피하나 차입조건악화를 막기위해 차입시기
등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