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곤 중국 국가주석(84)이 12일 갑자기 발병, 이날 오후로 예정된
라비 나말리우 파푸아뉴기니 총리와의 회담이 취소됐다고 나말리우 총리를
수행중인 한 관리가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아직도 실권을 잡고 있는 몇몇 80대 원로 정치인중
한사람인 양 주석이 이날 하오 4시30분(현지시간) 나말리우 총리와 회담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중국 관리들이 회담개최 수시간전에 파푸아뉴기니
대표단에 양주석이 병에 걸려 회담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통보해
왔다면서 양주석의 와병에 관한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나말리우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양주석이 자신과의 회담을
취소했다고 말하고 이는 양주석이 병에 걸려 입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양주석은 이날 아침만해도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과 예정대로
30분동안 회담을 가졌었다.
중국 국영 TV뉴스는 이날 저녁뉴스때 양주석의 입원설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으며 양주석과 페루대통령간 회담에 관해 보도하는 동안
그의 얼굴에 병세가 있다는 인상은 전혀 주지 않았다.
이 회담에 참석했던 페루의 한 외교관은 "양주석이 우리와 같이
샴페인을 마시고 환담과 조크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주석이 나말리우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한 사실을
확인은 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양주석이 입원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채 최근 급격한 일교차로 인해 독감에 걸렸다고만 전하고
양주석이 나말리우 총리와의 회담을 취소한 것은 주치의의 권고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양주석은 지난해 여름 수주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중국 관변 보도는 양주석이 급성 맹장염에 걸렸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양주석은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중국을 방문중인 외국
귀빈들과의 회담을 계속하는등 왕성한 정력을 과시한 바 있다.
중국 국가주석직은 대개 의례적인 직책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
군장성 출신인 양주석은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실권자 등소평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88년 국가주석직에 오른 양주석은 등소평과는 같은 사천성
출신이며 지난 89년 6월4일 중국 민주화 시위에 대한 군부의 탄압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한 사람중 한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