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와 컴퓨터및 주변기기를 생산.판매하는 동양정밀이 수출부진에
따른 경영난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가운데 거래은행들로 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을 결제하기 위한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계속 부도
위기로 몰리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양정밀은 지난 27일 한일은행등 거래은행들에
만기가 돌아온 2백10억원 규모의 어음을 29일 하오 7시께까지 결제하지
못한데 이어 한일은행 및 경기은행 성남지점에 29일 만기가 도래한 70억원
상당의 어음도 결제하지 못하고 마감시간을 넘겼다.
그러나 한일은행등 거래은행들은 현재까지 동양정밀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이들 만기도래어음에 대해 "동양정밀
당좌예금계좌에 잔고가 없어 지급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부전지를 붙여
어음교환이 돌아온 해당은행에 돌려준 뒤 대신 "부도대전"을 받아 이를
교환에 돌리지 않고 보관중이다.
따라서 이 부도대전이 교환에 회부되면 1차부도가 나게되며 동양정밀이
예금잔고를 채우지 못할 경우 실제로 부도가 발생하게 된다.
이들 은행은 29일 관계자회의를 갖고 동양정밀에 대한 추가여신
지원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나 추가담보 확보가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자금지원을 계속할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결정을 못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거래 관행상으로 볼때 거래은행들이 추가 자금지원없이
부도대전을 마냥 보유할 수는 없는 실정이어서 조만간 동양정밀의
부도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9일 제일투자금융 등 단자사에도 52억원 규모의 어음이 만기가
돌아왔으나 해당 단자사들은 10여일정도 상환기한을 연장해줬다.
현재 동양정밀의 차입금 규모는 은행대출금 8백80억원, 단자사
신용대출 4백20억원을 포함해 모두 1천6백60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양정밀은 거래은행들의 추가 자금지원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이
해소되면 계열사인 동양전자통신 등을 매각, 은행차입금을 감축하는 등
자구노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