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사태로 인해 제기됐던 고유가시대에의 우려와는 달리 걸프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상당기간동안 예상외의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위축된 국내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걸프사태 이후 폭등세로 돌변,
지난해 9월말 배럴당 최고 41.29달러까지 치솟았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19일 현재 배럴당 17.28달러로 폭락했으며 배럴당 최고 37달러와
39.77달러까지 올라갔던 두바이유와 텍사스유(WTI)도 18일에는 13.13
달러와 20.71달러로 크게 떨어져 걸프사태 이후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현재의 이같은 국제유가 수준은 걸프사태 발생 직전인 지난해
8월1일의 렌트유 20.57달러, 두바이유 18.23달러, 텍사스유 21.64
달러보다도 1-5달러가 낮은 것이며 이라크의 조건부 철군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13일보다 브렌트유 3.20달러, 두바이유 2.50달러, 텍사스유
2.03달러가 각각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이같은 국제원유가의 하락세는 걸프전쟁 종료 이후에도
상당기간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고유가시대가 닥쳐올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저유가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국제원유재고량 10년만에 최고 수준 ***
국내 정유사 관계자들은 지난해 8월 걸프사태 발생직후 UN의
이라크와 쿠웨이트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로 한꺼번에 4백50만배럴
(자유세계 전체 소비량의 8.5%)의 원유공급이 줄어들어 한때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는 폭등세를 보였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베네주엘라등의 증산이 예상외로
순조로워 국제 원유수급에 차질이 없음은 물론 상당량의 공급과잉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어 더 이상의 유가상승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재 산유국들의 하루 석유 증산량은 사우디 3백20만 - 3백30만배럴,
아랍에미레이트 70만배럴, 베네주엘라 50만배럴 등을 포함 모두 5백여만
배럴에 달해 이라크와 쿠웨이트 생산 차질물량 4백50만배럴을 웃돌고
있으며 세계 원유재고량도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현재까지의 걸프전쟁 추이에 비추어 이라크군이 사우디등 주변
산유국의 원유생산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지 못한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걸프전의 장기화 여부에 관계없이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유공이 최근 국제 석유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을
토대로 작성한 유가전망에 따르면 걸프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는 15달러선, 브렌트유와 텍사스유는 18 - 22달러선을
유지하다가 예상대로 걸프전이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날 경우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5달러 아래로 폭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공은 특히 걸프전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사우디등이 생산을 자제하지
않을 경우 두바이유 기준 현물가격은 배럴당 10달러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오히려 저유가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국내 석유전문가들도 이같은 유공의 유가전망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걸프전 이후 국내경제는 국제 유가안정에 힘입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